2001~2002년 추동 파리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이 지난 17일 막을 내렸다.

9일간 계속된 이번 컬렉션의 화두는 빈티지(Vintage) 패션.

60년대 히피풍과 여성스러움을 살린 로맨티시즘, 팝 아트, 펑키 스타일, 페미니즘, 미니멀리즘 등 지난 세기의 유행 흐름이 전체적으로 재조명됐다.

이에 따라 원단 소재도 가죽과 모피에서부터 코팅된 면,무슬린,오간자, 실크 레이스 등 매우 다양하다.

전체적으로는 어깨를 살리고 벨트와 코르셋으로 허리를 조인 재킷과 통이 좁은 바지 등 몸의 곡선미를 살린 의상이 주를 이뤘다.

가벼운 소재를 이용한 어깨가 드러난 상의와 미니 스커트는 섹시함을 강조했다.

또한 플리츠 스커트와 폭 넓은 스커트 등의 복고풍 로맨티시즘도 크게 부각됐다.


<>이번 파리 컬렉션 기간중 가장 큰 관심을 끈 쇼는 입생로랑.

5년전 존폐위기의 구치를 2년만에 흑자로 전환시킨 주인공 톰 포드가 얼마전 입생로랑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톰 포드는 낭만주의와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80년대 빈티지를 재조명했다.

짧은 재킷에 직선의 스커트와 판탈롱 정장으로 몸과 옷과의 완벽한 결합을 시도했다.

드레스의 경우 레이스와 베일,포프린을 소재로 한 가벼운 블라우스와 스커트의 컴비네이션을 택했다.

또한 코르셋과 벨트를 이용해 허리선을 강조했다.

허리에 벨벳 리본을 감은 코트는 이브닝 드레스에 더욱 가깝다.

<>지방시의 알렉산더 맥퀸 역시 굵은 벨트와 레이스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긴 트렌치 코트에 굵은 벨트를 묶어 곡선미를 살렸다.

또한 미니 주름 치마와 크리놀린 레이스 드레스로 60년대 아름다운 여인상을 재현했다.

고향이 스코틀랜드인 그는 발표회장 무대를 어부의 조그만 집으로 꾸며 특별 고객 50여명만 초청했다.

알렉산더 맥퀸은 이번 쇼를 마지막으로 지방시를 떠난다.

이탈리아 구치 그룹에서 자신의 고유 브랜드를 만들게 된다.

오는 4월부터는 웨일즈 출신의 쥴리앙 맥도널드가 그의 바통을 이어 받게 된다.

<>파코 라반과 마틴 시트봉의 테마는 "블랙 이즈 뷰티풀".

파코 라반은 컬렉션 전체를 흑색의 멜로디로 장식했다.

마틴 시트봉 역시 색상은 검은 색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록과 로맨티시즘이 조화를 이룬 에너지가 분출하는 컬렉션이란 평을 받았다.

나풀거리는 베일과 속이 비치는 실크 망사를 소재로 이용해 여성의 나약함과 섹시함을 강조했다.

힙만 간신히 가리는 초미니 스커트와 무슬린 드레스는 거의 란제리에 가깝다.


<>이와 반대로 색의 마술사 크리스티앙 라크르와는 모든 색상을 팔레트에 올렸다.

색뿐만이 아니라 소재도 가능한 것은 모두 선보였다.

모피 패치워크와 진주를 수놓은 망사,가죽과 태피스트리 조각이음,니트 소재 등.

이처럼 재질이 다른 소재의 지나친 배열은 과거 갈리아노 식의 과장이란 지적도 있다.


<>크리스찬디올의 갈리아노는 기운이 넘친다.

이번 컬렉션은 강렬한 태양과 밝은 미소로 표현된다.

금장식의 집시풍 드레스에서 시작해 형광색 셔츠와 꽂 무늬 코팅 면 바지 등 테크노 모티브로 이어진다.

올 겨울 외투로 권투선수 가운을 연상케하는 밍크 코트를 선보였다.

또한 매년 새로운 핸드백을 소개하는 디오르는 올해 어깨위에 짊어지는 대형 백을 선보였다.

가죽과 에마일을 소재로한 밀리터리 색상의 대형 라디오 카세트 모양의 이 백은 90년대 랩가수들의 유행을 되살린 것이라고 한다.


<>쟝 폴 고티에 컬렉션 테마는 퍼즐 맞추기 식이다.

여러 조각이 모여 한 벌의 옷을 구성하는 형태다.

예를들자면 상의의 소매가 어깨선에 연결되지 않고 긴 장갑처럼 따로 떨어져 있기도 하다.

정상적인 옷을 가위질 해 조각을 낸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모피 의상도 고티에의 가위질을 피하지 못했다.

겨울 외투는 코트라기보다는 차라리 어깨 보호막이라고 보는 게 나을 정도다.

하지만 이 또한 빈티지 패션이란게 쟝폴 고티에의 설명이다.

즉 옷장에 깊숙히 보관되어 있던 할머니의 아스트라캉 코트를 새로 가위질해 현대화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모든 게 분해되고 다시 구성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