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공단에 자리잡고 있는 현대전자(청주사업장)는 반도체산업 빅딜과정에서 노사간 반목과 갈등을 겪었다.

IMF 경제위기 이후 LG반도체와의 합병이 진행되면서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무려 4천억여원의 손실을 입었다.

당시만해도 합병 과정에서 빚어진 노사간 고소 고발 등으로 노사간에 이질감이 컸다.

조직이 와해돼 노사화합을 이룰 여지라고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마디로 적대적인 관계였다.

이에 따라 현대전자는 합병이후 노사화합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삼았다.

우선 "노사불이"를 외치며 근로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댄채 해결책을 모색했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노사가 하나가 되어 "대화합 새출발 결의대회"를 갖고 "노사불이 헌장"을 채택하는 등 신노사문화 실천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3월에는 "신노사문화 실천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사업장을 화합의 장으로 변화시켰다.

이어 합병과정에서 겪었던 근로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해결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신원보증제를 철폐했다.

승진자격제한도 폐지하고 호봉을 원상회복시켰다.

합병전의 징계기록을 모두 말소하는 대사면을 단행했다.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경영설명회를 개최했다.

각종 재무제표를 낱낱이 공개했다.

근로자들의 희망을 수렴,복장자율화도 실천에 옮겼다.

이와함께 회사측은 능력개발에도 앞장섰다.

산업체 위탁대학을 운영하는가 하면 현장 여사원 생애교육을 실시했다.

직원 및 가족에 대한 인터넷교육 기회도 제공했다.

이같은 회사의 정성에 노동조합도 "화답"했다.

작업장개선팀을 발족하고 의식혁신 계몽활동(H-smile운동)을 전개하는 등 작업장 개선에 나섰다.

한국경제신문과 노동부가 공동주관하는 1인2자격갖기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노조원들의 제안활동도 독려했다.

이를 통해 올들어 1억3천만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품질분임조 9백96개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근로자들간에 일체감이 형성되도록 동호회 활동을 활성화시켰다.

각종 애경사를 적극적으로 돕는 것도 물론이다.

현대전자 노사는 공동으로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전사원이 1천원 미만의 "끝돈 모으기 운동"을 통해 지금까지 3억3천여만원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했다.

양로원 및 고아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월 후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과학인재 육성을 위해 "노벨드림상"을 제정,매년 우수 중.고생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노사는 앞으로 무한경쟁시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금까지 어렵게 다져온 신노사문화를 더욱 활성화시켜 꿈이 있는 사업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청주=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