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제6차 기후변화협약 가입국 회의''가 있었다.

지구온난화에 관한 ''교토의정서''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였다.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미국과 EU의 이견으로 합의도출에는 실패했다.

''기후변화협약''은 1992년 6월 브라질의 리우 환경회의에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 나라를 포함,1백54개국이 서명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임이 각종 연구들을 통해 명백해졌다.

온실가스 중 대표적인 것은 화석연료를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기후변화의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유럽 아시아 북미주 등에서 발생하는 폭염 폭우 태풍 등이 그렇다.

선진국들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난 97년 일본 교토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2012년까지 1990년 수준에서 평균 5.2% 감축하기로 협약했다.

기후변화협약은 온실가스의 감축을 요구한다.

우리 나라는 현재 세계9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으로 전세계 배출량의 약 1.9%를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도 매년 8∼9%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 나라는 철강 시멘트 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업종 비율이 선진국보다 높다.

따라서 경제발전 과정중에 있는 우리 나라는 감축비용과 이에 따른 GDP손실도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다.

우리 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국제신뢰도와 협상력제고를 위해 2002년까지 교토의정서 비준을 위해 노력할 것을 밝혔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나라다.

이로 인해 배출량을 더 줄이도록 강력히 요구받아 왔다.

우리는 98년부터 범정부대책기구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도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또 정책결정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에 직접 부닥쳐야 할 업계 및 민간의 참여는 사실상 배제돼 현실감이 결여돼 있다.

국가의 장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기후변화협약에의 대응은 그 중대성에 비해 실질적으로는 취약하다.

정부 대책을 살펴보면,첫째 감축의무기간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고, 둘째 에너지절감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것이 핵심요소다.

이러한 두가지 전략은 이 시점에서 부적절하다.

왜냐하면 제6차 회의에서 구체적 이행방안수립에 실패했는데,이는 선진국들이 곧 실행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한국에 대한 참여의 압력이 지금보다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의무부담 참여를 늦추려는 정부의 정책은 전략적이지 못하다.

또 온실가스 배출저감을 위한 효율적 에너지소비 정책의 실현은,정부가 주장하는 것 만큼의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주요산업계에서는 이미 에너지효율화를 장기간 진행시켜 왔기에 감축의 여유가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가정부문과 수송부문에서의 많은 에너지 절감도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사실상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제 새로운 사고로 기후변화협약문제에 대응해야 한다.

우선 가까운 시일 내에 온실가스감축 의무부담을 가정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의무감축을 최대한 앞당기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 없이는 국제사회에서 아무도 우리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또 에너지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제도와 관행을 신속히 마련,정착시켜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을 창출해야 한다.

이에 따른 온실가스 저감 관련 기술개발에도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성공적인 기술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우리의 산업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고 새로운 수출산업도 가능하다.

이러한 정책은 정부가 단독으로 실행하려 하지 말고 정치 경제 사회부문과의 협력으로 이루어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협약은 우리도 지구온난화방지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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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약력=

△서울대 화공과
△미국 미네소타대 화학공학 박사
△포항공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