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으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사업체 수가 5%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사자수 3백명 이상의 대형사업체 수는 오히려 줄어들어 통계청이 관련통계를 잡기 시작한 지난 93년 이래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체 규모에 따라 창·폐업 열기가 크게 달랐음을 알 수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99년 기준 사업체기초통계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99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총사업체 수는 2백92만3천개로 전년보다 4.9%,13만7천개 증가했다.

외환위기 이전인 97년(2백85만4천개)과 비교해도 2.4%(6만9천개) 많아졌다.

이같은 증가세는 소형사업체에서 두드러졌다.

종사자수가 5∼19명인 사업체 수는 27만1천71개에서 31만1천1백3개로 14.8% 늘어났고 20∼99명인 사업체는 6만5천8백14개에서 7만6백63개로 7.4% 증가했다.

1∼4명인 사업체도 2백43만8천4백66개에서 2백53만4백98개로 늘었고 1백∼2백99명은 7천8백21개에서 7천8백39개로 보합(0.2%증가)을 보였다.

반면 종사자 수 3백명 이상인 대형사업체는 2천4백87개에서 2천4백17개로 2.8% 감소했고 97년의 2천8백54개에 비해선 15.3%나 줄어들었다.

통계청은 "소형사업체수는 벤처기업 창업열풍을, 대형사업체는 외환위기 이후의 구조조정과 기업자금경색 현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오락·문화·운동 등 여가산업 쪽의 증가율이 높았다.

이 업종은 97년 9만5천개에서 98년 9만9천개로 늘었고 지난해엔 11만5천개로 전년대비 16.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수백개가 퇴출당한 금융·보험업은 0.5% 감소했고 공공·사회보장 관련 행정업종도 0.7% 줄었다.

여성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사업체 수는 전체의 33.6%로 97년 32.4%, 98년 33.5%에 이어 증가추세를 나타냈다.

한편 사업체의 총 종사자 수는 1천3백3만6천명으로 전년보다 5.0% 증가했다.

그러나 97년에 비해서는 3.2% 줄었다.

금융·보험업은 66만3천명에서 65만3천명으로 1.5%, 건설업은 71만1천명에서 64만9천명으로 8.8% 각각 감소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음을 반영했다.

오락·문화·운동관련업은 15.6% 늘었다.

규모별로는 3백명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3.7%, 1백∼2백99명은 0.7% 각각 줄었으나 5∼99명은 10.2%, 4명이하는 4.9% 각각 증가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