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공웅 < 법무법인 우방 고문변호사 kwchoe@yoonpartners.com >

소련붕괴후 러시아의 경제사정은 극악의 상태였다.

그런데 새로 문을 연 맥도날드 가게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쳤다.

궁핍한 살림에 왜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먹는가.

맛도 없고 비싸지만 부자나라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나도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대답이다.

햄버거를 먹으면서 상품이 갖는 이미지를 소비하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셈이다.

지난해 맥도날드의 브랜드 가치는 2백62억달러로 우리돈으로 30조원에 가깝다.

코카콜라는 브랜드 가치만이 우리나라 1위 재벌그룹의 총자산 가치인 1백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코카콜라 회사 전체 유형자산의 15배가 되는 것으로 무형자산이 유형자산을 압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의 가치(brand value)는 실제 가치보다 상품이미지가 갖는 비싼 무형의 값이다.

고급 브랜드의 제품을 소유하면서 자신의 고귀함을 나타내고 싶은 과시욕 때문에 명품브랜드는 고가다.

오늘날 인터넷과 정보유통촉진에 따라 외국의 유명브랜드는 전세계에 순식간에 전파되고 있다.

값이 비싸도 상징적인 소비심리를 만족시키는 상품이 더욱 팔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

당연히 유명브랜드는 가짜 내지 유사품이 범람하게 마련이다.

유명브랜드에 편승해 덕을 보려는 유사브랜드가 퍼지면서 상표권 침해로 인한 분쟁은 불가피하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로열티만 받는 라이선싱 계약을 하기 위해 명품브랜드와 유사한 외국상표들이 범람하고 있다.

상표권침해분쟁은 매우 교묘해 법원에서의 판결은 때로 명쾌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상표법의 본질적 기능은 출처표시 기능의 보호다.

상표는 원래 다른 상품과 식별되는 표지로서 출처를 표시하고 품질을 보증하는 기능을 한다.

당연히 축적된 신용가치를 보호하고 타인의 제품으로 오인 혼동하게 하는 기망행위나 무임승차를 금지하는 것이 본래의 목적이다.

따라서 상표권의 침해여부는 구체적인 거래에서 소비자들의 상품출처의 오인 혼동 우려가 판단기준이 된다.

오늘날 소비패턴은 상징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기업은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회사의 가장 중요한 기본업무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