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시외전화 지역번호가 바뀐 뒤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번호 변경 이틀째인 3일에도 10명당 2~3명꼴로 시외전화번호를 잘못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에서는 팩시밀리의 수신자 지역번호를 바꿔놓지 않아 문서 배달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특히 지역번호를 누르지 않아도 되는 도내에서 전화를 걸 때 문제가 많이 생겼다.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에 따르면 지역번호 변경 첫날인 2일 오전에는 도내에서 전화를 잘못 건 비율이 53.8%에 달했다.

이 비율은 직장인들이 휴일을 보내고 직장으로 돌아온 월요일 아침까지 30%이상을 유지했으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락, 오후 4~5시에는 17.5%를 기록했다.

고양시 화정동에 사는 주부 김인경(34)씨는 "남편이 출근한 뒤 안양에 있는 시댁에 전화를 걸면서 무심코 0343번을 눌렀더니 "도내전화는 지역번호 없이 걸도록 변경되었으니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가 나왔다"고 했다.

안양에서 플라스틱 사출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문인국(41)씨는 "아침에 수원에 있는 거래처에 팩스로 문서를 보냈는데 받지 않았다고 하길래 직원을 불러 알아봤더니 팩시밀리에 거래처의 바뀐 지역번호를 입력해놓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야단을 쳤다"고 말했다.

다른 통화권으로 전화를 걸 경우에도 10명중 1명꼴로 전화번호를 잘못 누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비율은 번호가 바뀐 첫날 새벽에는 30%대에 달했다가 저녁무렵 13%대로 떨어졌고 3일 새벽에는 한자리수로 낮아졌으나 출근시간대(14~17%)를 제외하곤 8~9%선에 머물렀다.

지역번호를 포함한 전화번호가 지역번호변경 전의 다른 지역 전화번호와 같은 "전화번호 충돌지역"에서는 엉뚱한 전화로 연결되거나 전화 연결이 4초 가량 늦어지기도 했다.

한국통신은 "문제의 충돌지역에서 전화 오접속이나 접속지연이 발생한 비율이 첫날인 2일에는 13~31%에 달했으나 3일에는 5~16%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한편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을 비롯한 8개 기간통신사업자들은 지역전화 변경에 따른 혼선을 줄이기 위해 24시간 비상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금년말까지 6개월간 지역번호 변경 사실을 알리는 안내방송을 내보내기로 했다.

지역번호 안내는 080-114.

김광현 기자 khkim@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