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시장에 갑자기 찬바람이 돌고 있다.

광고시장은 한국경제가 외환위기를 벗어난 지난해부터 회복세로 돌아서 금년 들어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으나 5월부터 다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되고 있고 기업들이 하반기 경기전망을 불투명하게 판단해 광고 집행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업계 전문가들은 따라서 경기를 호전시킬 뚜렷한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광고물량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지난 5월부터 신문광고를 중심으로 광고비를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중앙 일간지의 경우 5월부터 광고비가 전달 대비 30% 가량 감소했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경영난을 겪은 지방지는 상황이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년 1.4분기까지 광고주들의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방송광고도 지난 6월부터는 영향을 받고 있다.

방송광고 매출액은 5월에 2천98억원으로 올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6월에 2천53억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광고시장의 위축은 증시침체와 벤처기업들의 거품이 꺼지면서 본격화됐다.

증권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광고 물량을 줄였고 상당수 벤처기업들도 자금난을 겪으면서 광고부문 지출을 억제하고 있다.

연초만해도 일손이 달려 광고주를 가려 수주했던 제일기획 LG애드 금강기획 대홍기획 오리콤 등 주요 광고회사의 경우 5월 이후에는 적극적인 광고수주에 나서고 있다.

금년 하반기 광고시장에 대해선 비관적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광고주협회의 박효신 상무는 "대기업들은 지난해 사상 유례없는 순이익을 거둬 광고비를 늘렸으나 하반기 경제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광고비 지출을 줄여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계 광고회사인 제이월터톰슨(JWT)의 김동욱 사장은 "외국기업들의 광고는 꾸준히 늘고 있으나 최근 들어 한국의 대기업들은 광고 집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