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96년까지만 해도 간질환은 장기에 생긴 질병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간염바이러스접종과 위생수준의 개선으로 사망 순위는 심장 폐 위 간 순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다른 동아시아지역과 함께 급 만성간질환이 만연한 나라에 들어간다.

간염바이러스 감염율이 아직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간은 몸의 화학공장으로 각종 영양소의 소화 대사 저장 배설 해독 등의 기능을 하고 있다.

몸이 열냥이면 간은 아홉냥이란 말이 있듯이 간이 망가지면 온몸이 피곤해진다.

간질환의 모든 것에 대해 문영명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이효석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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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은 바이러스감염에 의한 것과 알코올의 과잉섭취로 인한 것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중 바이러스감염에 의한 것이 80%를 넘는다.

나머지는 알코올중독 약물복용 면역기능이상 등에 의한 것이다.

간염바이러스는 A부터 G까지 모두 7종의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중 B,C,D,G형이 만성간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한국인에게 발병빈도가 높고 만성화돼 생명을 위협하는게 B형과 C형이다.

<>B형 간염=국내 만성간염의 70%선을 차지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혈액 체액(정액 질분비물 모유 눈물 침 진물) 주사바늘 등을 통해 타인에게 전염될 수 있다.

출산 전후에 아이에게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취학전후에 전염이 잘 된다.

지난 83년 간염예방백신이 도입되기 전에는 전인구의 7~10%가 만성B형 간염바이러스 표면항원(HBsAg)을 보유한 잠재성 또는 활동성 간염환자였다.

백신접종사업이 실시되면서 HBsAg의 양성율은 점차 감소했다.

94년에는 남자 3.9%,여자 2.7%로 줄었다.

B형 간염환자의 감소세는 40~50대보다 10~20대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요즘 유치원생의 경우 항원양성률은 1% 안팎에 불과하다.

항체양성률은 9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40~50대의 만성간염 보유자는 앞으로 간경변 간암으로 악화될 위험에 노출돼있어 끊임없이 신경을 써야 한다.

<>C형 간염=만성간염 환자의 10%정도가 바로 C형.한국인의 1% 가량이 이에 속한다.

연령에 따라 차이가 많은 편으로 70대의 경우 약 5~6%가 양성이다.

C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여부를 검사하는 항체검사가 90년에야 개발됐기 때문에 이전에는 이 간염이 원인불명의 간염 또는 지방간 등으로 분류됐었다.

따라서 최근 C형간염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전염이 확산됐다기 보다는 진단의 정확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한다면 앞으로 전체 간염환자중 B형은 60~70%,C형은 15~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형 간염의 예방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발병 빈도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A형 간염=최근들어 매년 1천~2천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유아기부터 취학전까지의 기간에 주로 나타난다.

공동 우물물을 식수로 사용하거나 물을 끓여먹지 않거나 감염된 생선회를 먹는 등의 불량한 위생상태가 발병의 주 요인이다.

2주간 발열 복통 등의 증세를 보이다가 저절로 낫는다.

그러나 아주 드물게 급성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10년이상 예방효과를 나타내는 백신이 나와 있으나 고가여서 아직 범국민적인 접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알코올성 간염=과음이 알코올성 간질환의 주범이다.

보통 사람의 경우 최소 10년동안 하루 80g(소주 한병 남짓)의 알코올을 먹으면 알코올성 간질환이 생긴다.

섭취한 양과 기간에 비례해 발병 위험은 높아진다.

만성 알코올 섭취자중 20~30%는 간염에 걸린다.

또 이중 10~15%에서 간경변이 생긴다고 한다.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은 여자는 알코올의 피해를 더 많이 입게 된다.

남자보다 10년이상 빨리 간염에 걸릴 위험이 있다.

과음과 과로 스트레스는 간염 발병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