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종합금융 영업정지가 몰고올 여파에 모든 금융회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월8일 투자신탁회사들의 대우채권 환매비율이 95%로 확대되는 시점을
앞두고 자칫 금융회사들의 연쇄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 우려되는 종금사 예금 인출 =9개 종금사는 개인및 기관들의 예금인출
요구가 거세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나라종금 영업정지로 예금이 묶이게 된 금융회사및 일반 기업체가 자금
확보를 위해 다른 종금사에 맡긴 돈을 잇달아 찾아갈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종금사들은 다른 금융회사나 기업체와 같은 기관 자금이 전체 예금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한번 인출 사태가 일어나면 수습하기가 어렵다.

몇몇 종금사는 나라종금이 자금부족을 겪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부터 자금인출 요구가 늘어나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의 한 종금사는 나라종금과 마찬가지로 투신권으로부터 대우그룹에
지원된 콜자금중 1천5백억원 가량을 중개한 것으로 알려져 제2의 나라종금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다만 나라종금이 영업정지된 첫날인 22일의 경우 9개 종금사의 예금 잔액은
전날보다 3백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밝혀져 그나마 안도하고 있다.

<> 은행들도 자금이 묶인다 =나라종금 영업정지로 일부 지방은행도 돈이
묶이게 돼 일시적인 자금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찾을 때까지는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라종금의 수신고는 4조8백78억원으로 이중 3조9천억원 안팎이 은행과
기업체 등의 법인고객이 맡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방의 한 은행은 이 회사에 2천억원이 넘는 돈을 맡겼다가 이번 사태를
맞아 발을 구르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들도 상당한 여유자금을 예치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가 2~3개월 뒤에 예금을 돌려준다 하더라도
금융회사들은 돈을 곧바로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에 유동성이
줄어드는 금융회사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정부대책 =금융감독위원회는 9개 종합
금융회사로 하여금 시중은행과 짝짓기를 해 자금부족이 있을 경우 즉각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짝짓기는 기존 거래관계를 감안해 국민은행-아세아종합금융, 조흥은행-
금호종합금융, 주택은행-울산종합금융, 신한은행-한불종합금융, 한빛은행-
영남종합금융, 하나은행-한국종합금융, 서울은행-중앙종합금융, 한미은행-
경수종합금융, 외환은행-동양종합금융으로 이뤄졌다.

금감위는 종금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은행에는 한아름종합금융의 예금대지급
미지급금을 돌려줄 방침이다.

은행들은 앞서 문을 닫은 종합금융사에 맡겼던 예금 5조원가량을 아직
한아름종금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금감위는 종금사의 업무영역도 확대해줄 방침이다.

지점 설치를 자유화하고 주식형 수익증권 업무도 조만간 허용할 계획이다.

이두형 금감위 팀장은 "2중 3중의 대책이 마련된 만큼 나라종금 파장은
찻잔속의 회오리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수언 기자 soo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