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는 올들어 가장 큰 고비를 맞게 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유가상승세, 대우채 환매비율확대, 나라종금 영업정지를
비롯한 금융시장불안 등 국내외 악재가 종합적으로 주가에 투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고비를 제대로 넘기면 주가는 이번주 중반부터 조심스럽게 상승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반대로 여러 갈래로 겹친 질곡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경우 조정국면은
보다 장기화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자의 시각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물론 이들도 장중 일시적으로 900선이 무너지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대우채 해외협상 타결로 ''대우망령''에서 벗어날 계기가 마련된데다
주후반으로 갈수록 "예상된 악재"에 대한 우려감이 거치면서 장 분위기는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종합하면 이번주 주가는 900선이나 2백일이동 평균선이 걸쳐 있는
880선을 지지선으로 조심스럽게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추가하락을 염두에 둔 매매보다는 매수시점을 찾아가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유효할 전망이다.

<>국내 변수= 나라종금 영업정지여파와 대우채 환매비율확대를 앞둔
금융시장 움직임이 최대 변수다.

나라종금의 영업정지는 잠재적 불안요인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나쁠게 없다.

그러나 단기적으론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만일 다른 종금사로 예금인출사태가 번지고 일부 은행들이 유동성에 영향을
받게 되면 금융시장은 움츠러들수 밖에 없다.

이는 곧 채권금리상승으로 이어져 주가는 악영향을 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나라종금 영업정지로 인한 영향이 2-3일 미치겠지만 다른
금융기관으로 파장이 확대되지 않으면 오히려 주가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월8일 대우채권 환매비율이 95%로 확대된다는 점도 변수다.

환매확대를 코앞에 둔 투신사들은 보수적 자세를 유지할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가 24일 금융정책협의회를 열어 시장안정대책을
내놓을 예정인데다 투신사의 준비도 상당한 상태여서 시간이 지날수록 환매
확대에 따른 불안심리는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 22일 타결된 대우채 해외협상과 시장내부적 요인에 의한
금리하락 움직임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변수= 역시 미국의 주가및 유가움직임이다.

미국은 오는 2월1,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인상여부를
결정한다.

현재로선 0.25%포인트 인상할 공산이 크다.

이런 수준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 지난 21일 미국다우지수는 0.88%내려 4일째 약세를 이어갔지만
나스닥지수는 1.10%상승, 금리인상우려가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임을
보여줬다.

국제유가 움직임도 미국금리 못지않은 변수로 떠올랐다.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조치를 6개월 연장할 것이란 소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수급상황 =지난주 개인들은 5천5백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반면 투신사와
외국인들은 순매수를 보였다.

이번주에도 이같은 패턴은 지속될 전망이다.

투신사들은 비록 환매부담에 시달리고는 있지만 지수를 저지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외국인들도 대우채 해외협상타결을 계기로 순매수기조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지난주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부상했던 프로그램매매다.

외국인들은 현물매수에 대한 헷지용으로 대규모 선물매물을 내놓았다.

이번주 프로그램매물에 따른 변동성은 줄어들 전망이다.

차익거래잔고가 지난주 1조4천억원에서 6천억원으로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외국인과 투신사의 대규모 순매수를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수급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

<>투자전략= 900선을 지지선으로 반등을 시도할 전망인 만큼 성급한
뇌동매매는 자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윤삼위 LG증권 조사역은 "악재들이 해소되는 막바지 국면으로 이해한다면
추가하락을 감안한 매매보다는 매수시점을 찾아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상호 한빛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지난 11월의 경우 환매확대를 앞두고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매수
종목을 찾는게 현명하다"고 진단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