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상승 주가폭락"

증시의 최근 상황을 한마디로 뭉뚱그리면 이렇다.

종합주가지수는 올라가도 값이 떨어진 종목이 훨씬 많은 날이 대부분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증권 건설주는 "빙하기"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그러나 싯가총액비중이 큰 종목들이 상승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올라간다.

종합주가지수와 체감지수간의 괴리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상장된 종목의 주가를 모두 합쳐 산출한다.

지난 80년 1월4일의 싯가총액을 1백으로 잡고 당시와 비교해 지수화한
것이다.

논리적으로는 값이 오른 종목이 많으면 지수가 상승하고, 하락한 종목이
대다수면 지수는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최근들어 주가에 "부익부 빈익빈"이 나타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시장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싯가총액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대형우량주들만 올라도 지수가 상승하는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 21일 종가를 기준으로 싯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이 전체 싯가총액
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33%다.

상위 10종목의 비중은 53.36%.

쉽게 말해 상위 10종목이 5% 오르고 나머지 종목이 모조리 5%씩 떨어진다고
해도 종합주가지수는 상승하게 돼 있는 것이다.

개별 종목별로는 한국통신(싯가총액비중 12.64%)이 상한가에 오르면 종합
주가지수가 18.33포인트 뛴다.

물론 하한가로 떨어지면 그만큼 내려간다.

삼성전자의 영향력으로는 지수를 16.52포인트 움직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11.92포인트, 한전은 10.41포인트, 포철은 5.66포인트 지수를
위아래로 흔들 수 있다.

문제는 주가차별화가 심화되면서 이들 종목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진다는데
있다.

싯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우량주를 갖고 있는 개인투자자는 많지 않다.

대부분 기관투자가나 외국인들이 들고 있다.

따라서 지수가 900이든 1,000이든 주가차별화가 진행되는 한 개인투자자들의
체감지수는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지수가 올라간다고 해도 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은 그치질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