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얼펀드가 중견기업의 회사채발행과 투기등급 채권의 거래활성화라는
당초 목적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것으로 지적됐다.

7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초 금융감독위원회가 투신/종금사에 허용한
''고위험-고수익'' 상품인 하이얼펀드가 한달여만에 3조원어치가 팔렸지만
회사채시장에서 투기등급(신용등급 BB+ 이하인 투자부적격등급) 채권의 거래
실적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신사들은 하이일드펀드에 10~50% 정도의 투기등급 채권을 편입하고 있지만
대부분 다른 공사채형 펀드에서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편출입하는 형태로
가져온 것이다.

한 투신사 채권 펀드매니저는 "투기등급 채권의 거래가 전무한 실정이어서
앞으로도 하이일드펀드의 운용은 기존 펀드의 채권을 편출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하이일드 펀드의 도입 배경과 관련, "투기 등급 채권의
활성화는 명분일뿐 실제로는 투신자금의 장기화를 유도하고 기존 장부가
펀드를 싯가평가로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온 상품"이라고 말했다.

투기등급 회사채의 극심한 거래부진은 채권싯가가 적용되는 하이일드펀드의
위험성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상승이 예상될 경우 미리 채권을 팔아 금리상승에 따른 손실을 막아야
하는데 거래부진으로 시장매각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채권펀드매니저들은 국고채선물을 활용하거나 만기를 1년으로
맞춰놓을 경우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채 금리가 회사채 수익률과 따로 움직이는 데다 공사채형 펀드에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잔존만기가 현재 평균 1년6개월이기 때문에 이 역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