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을 가져온다는 길조 백로.

지금 경남 거제에서는 백로의 알수없는 떼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KBS1 "환경스페셜"은 백로의 집단폐사 원인을 추적하는 "미스테리, 백로의
떼죽음"편(연출 배용화)을 8일 오후 10시15분 방송한다.

지난 10월 백로 집단서식지인 경남 거제의 신계마을 해변에서 백로
수십마리가 떼죽음을 당한채 발견됐다.

해안가와 섬 갈대밭 곳곳에서 죽거나 빈사상태로 사람들의 눈에 띈 것.

하나같이 다리가 꺾인채 온몸이 마비증상을 보였다.

지역 환경단체가 주축이 돼 원인 규명에 나섰지만 뚜렷한 해답을 얻을수
없었다.

문제는 지난 97년에도 똑같은 지역에서 4백마리에 가까운 백로가 한꺼번에
죽었다는 점.

2년만에 다시 일어난 백로의 떼죽음 원인은 무엇일까.

제작진은 폐사한 백로들이 모두 올해 태어난 1년생이며 노란색 설사흔적이
있다는 공통점을 확인하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우선 일반적 폐사이유인 농약이나 중금속 오염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주변지역의 수질검사에서도 이상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제작진이 추정하는 원인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조류에 발생하는 치명적 보툴리즘에 의한 것.

식중독을 일으키는 보툴리누스균이 마비증세를 유발해 백로가 폐사했다는
추정이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의 사례를 소개하고 보툴리즘이 거제에서 출현했을
가능성이 있을지 모른다고 추정한다.

제작진은 또 부경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죽은 백로의 위장에서 나온 녹색의
물질들이 해조류인 파래가 아니라 갑각류의 동물조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체를 알수 없는 이 동물조직이 백로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바다오염에 노출된 1차소비자의 몸에 농축된 오염물질을 백로가
섭취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제작진은 "백로가 먹는 먹이는 사람의 몸으로도 들어올수 있기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백로의 반복되는 죽음은 우리시대 환경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창원총국 제작.

< 박해영 기자 bon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