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명가가 개발한 "캔 압착분리수거기"가 일본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된다.

문턱이 높기로 소문난 선진국 환경시장에 한국산 기계가 진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래환경산업의 박창근(40) 회장이 그 주인공.

그는 최근 일본 나고야현 세토시와 1백대 수출계약을 맺고 내년 3월부터
선적한다.

다음주엔 독일 바이어와 유럽지역 독점판매권 계약을 체결한다.

박 회장이 개발한 발명품(제품명 캔파워)은 선진국 제품에 비해 성능과
가격이 우수하다.

모터 구동방식인 일본 제품과 달리 사용하기 편한 유압식으로 만들어졌다.

처리시간도 2~5초.

또 철캔과 알루미늄캔을 동시에 분리처리하며 값은 6분의 1 수준이다.

영남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박 회장이 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92년초.

미국에서 캔 처리기술 등 환경분야가 미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서다.

박 회장은 2년동안 4억원을 들여 시작품을 완성, 특허 출원했다.

경북지역 시.군에 3억원어치를 팔아 출발도 순조로워 보였다.

그러나 납품한 제품들이 대부분 고장나 1년만에 사후수리비로 4억원을
날리고 부도를 냈다.

"공들인 발명품이 아까워 고장원인을 분석했어요. 문제는 대부분 사용자의
돌발행동이었어요. 심지어 모래를 가득 채운 캔을 넣는 사람도 있더군요.
그래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고치기 시작했어요. 초기
개발비의 4배인 16억원이 개량비용으로 들어갔습니다"

박 회장은 지난 97년말 신모델을 개발, 포철과 한국도로공사에 2백70여대를
납품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캔 수거비율을 높이기 위해 철캔은 당 1백25원, 알루미늄캔은 8백50원에
사주고 있다.

그는 이 제품이 우선 초등학교에 설치되기를 바라고 있다.

환경교육과 과학실습에 효과가 있기 때문.

실제 캔 수거기를 설치한 한 초등학교에선 매달 40여만원을 벌어 결식아동
30명을 돕고 있다.

박 회장은 사내에 캔사랑나눔회를 만들어 결식아동돕기 운동을 시작했다.

앞으로 이 모임을 사단법인으로 발전시켜 캔 처리수익을 결식아동돕기에 쓸
계획이다.

(02)675-6781

< 정한영 기자 ch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