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투매가 일어나며 원화가치가 급등해 2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가 가파르게 절상되자 수출업체들은 채산성 확보를 위한 비상대책에
들어갔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전날종가(달러당
1천1백50원)보다 낮은 1천1백50원40전에 첫 시세를 형성한 뒤 이후 급등세로
돌아서 장중 한때 1천1백32원50전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화가치는 1천1백39원50전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 97년 12월27일(1천1백19원50전.종가 기준)이후 최고치다.

외환딜러들은 주식투자자금 직접투자자금 투기자금 등 외국인 자금이 예상
밖으로 많이 유입되어 원화절상 기대심리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원화절상에 따라 일부 은행들과 기업들은 손실을 안으면서도 달러화
를 파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은행 조윤숙 딜러는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천1백50원선이 무너지면서
달러화 매도공세가 급증했으나 사자세력은 실종됐다"며 "당국의 정책적
매수세도 평소보다 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딜러들은 이같은 추세라면 원화가치가 연말께 1천1백10원~1천1백20원대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수출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무역협회 유인열 이사는 "원화절상폭이 워낙 가파른 상태여서 수출마진을
크게 갉아먹고 있다"며 "수출을 늘릴수록 손해보는 업종도 있다"고 말했다.

한 중소기업체 사장은 "엔화절상 때문에 원화절상이 문제없다는 시각이
있으나 이는 일본과의 경쟁관계가 있을 때 해당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중소기업들은 일본과 경쟁하지 않고 있어 원화절상
때문에 채산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