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자리를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36명의 검사역을 외부에서 데려오기 위해 공모를 받은 결과
3백71명이 지원했으며 이 가운데 한은 직원만 30명이 넘는다고 6일 밝혔다.

신청자들은 대부분 옛 은행감독원에서 검사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신청자중 상당수는 금감원 검사역으로 채용될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의 한 직원은 "조직분위기가 갈수록 활력을 잃고 있다"며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신청자들은 한은의 고질적인 문제인 누적적인 인사적체에도 실망을 느껴
이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40세안팎의 조사역들로 금감원으로 옮겨갈 경우엔 과장으로
승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현재 3백40여명 가량인 검사인력을 내년까지 5백명선으로 충원
한다는 방침이어서 한은 직원들의 이탈은 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은은 직원들의 근무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인사적체를 해소하는게 급선무
라고 판단, 이와 관련된 적절한 아이디어를 행내 공모해 보기도 하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