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김대중
대통령은 29일 오전 말라카냥궁에서 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통상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내년 1월부터 필리핀산 바나나의 수입관세를 현행
60%에서 50%로 인하하고, 관련 규정을 고쳐 수입농산물 검역 법정소요기간을
대폭 단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통령은 이와함께 필리핀 해군 현대화 사업과 일리한 발전소사업(25억
달러), 필리핀 부동산 등기전산화 사업등에 한전과 LG EDS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대해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한전이 참여하고 있는 전력사업이 지속되길
희망한다고 말하고 발전소 투자뿐 아니라 송전문제도 한전이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또 부동산 등기전산화사업과 해군현대화 사업에도
LG EDS 등을 참여시킨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미 이에 관한 기술검토에 착수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숙소인 마닐라 호텔에서 필리핀 경제4단체장이 공동
주최한 오찬 연설에서 "양국 기업인들에게 단순무역에서 탈피해 전략적
제휴관계로 발전시키고, 농업기술 및 관광 분야에서의 협력을 증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마닐라 호텔에서 한국전 참전용사회 대표와 필리핀
상.하원 의장을 잇따라 접견한데 이어 동포간담회를 가졌으며, 저녁에는
말라카냥궁에서 열리는 에스트라다 대통령 주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김 대통령은 30일 오전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과 조찬을 함께
하는데 이어 수행기자 간담회를 가진 뒤 3박4일간의 필리핀 방문일정을
마무리짓고 귀국한다.

< 마닐라=김영근 기자 yg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