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세상승은 시작되는가"

주식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1일 43.04포인트(5.16%)가 급등한 것을 비롯해 최근 3일동안 83.13포인트
(10.56%)가 상승했다.

높게만 보이던 900 고지를 금새 뚫어낼 기세다.

억눌려 있던 에너지가 폭발하는 양상이다.

지난 7월이후 증시는 줄곧 대우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잘 나가던 주가가 길고 긴 조정의 터널에 빠졌다.

그러나 지난달말부터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단군이래 최대 디폴트"라는 대우문제가 가닥을 잡아가면서부터 투자심리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정부의 저금리정책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게 확실하다.

위태위태하게 보이던 미국증시도 상승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외국인들은 다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악재는 해소됐고 이제 좋아질 일만 남았다"(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
는 말이 돌고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래서 "증시가 2차 대세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작년 10월부터 시작돼 올 7월까지 이어진 상승국면을 1차 대세상승기라고
한다면 이제부터 시작되는 사이클은 2차 대세상승기에 해당한다는 것.

1차 상승기에는 종합주가지수가 352(98년 10월 1일)에서 부터 1,052(7월
12일)까지 치고 올라 왔었다.

7월부터 시작된 넉달간의 조정은 시장에너지를 다시 모으기에 충분한 기간
이고 따라서 2차 대세상승장세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강해지고 있다.

대유투자자문 김귀중 과장은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경우 2차 상승기
에는 전고점인 1,050선은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2차 상승은 시작됐나 =전문가들은 여러곳에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심상치 않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9천3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팔자우위를 보였던 지난 5월이후 처음으로 매수가 많았다.

11월 첫날인 1일에도 1천3백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해 증시활황도 외국인들의 매수세로 시작됐다.

때마침 투신권도 적극적으로 "사자"에 돌입할 움직임이다.

공사채형에서 주식형으로 전환된 자금을 풀어제칠 태세다.

1차 상승기를 본궤도에 올려 놨던 쌍끌이장세가 다시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우문제도 이제는 확실한 방향을 잡았다.

깨끗이 처리된 단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불확실성은 없다.

악재가 생기면 내성을 키우는 증시의 속성으로 볼때 이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적어지면서 미국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2차 대세상승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 변수는 없나 =수급이 가장 큰 관심이다.

1차 상승기때 나타났던 금융장세가 재현되려면 수급이 개선돼야 한다.

그러나 수급동향은 더 두고 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기업들의 유상증자물량을 소화하고도 남을 만한 돈이 들어와야 하는데
수급이 풀린다고 이야기하기는 아직 이르다"(동원증권 강성모 시황팀장)는
지적이다.

11월 10일부터 시작되는 대우채권 환매(80%)도 앞으로 증시의 방향을 결정
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황으로 볼 때 비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대유투자자문 김과장은 "55조원에 달하는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가 지난달
중순이후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이상 이탈자금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부동자금은 이익이 많은 곳으로 몰리는 속성을 갖고 있어 주가가 상승할
경우 자금의 이탈보다는 유입이 훨씬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어디까지 오를까 =전고점 돌파는 무난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현재 국면은 엘리어트 파동상 5파에 속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작년 10월에서 올 1월초인 1파때 최고점은 630이었다.

1월과 2월에 조정을 받은 2파의 기간에는 449까지 떨어졌다가 7월까지
3파때는 1,052로 올라섰다.

10월말까지 4파때는 789로 떨어졌다.

이번 5파 상승기때는 전고점인 1,052의 돌파는 무난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 주도주는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는 대목이다.

1차 상승기때는 증권주에서 시작했지만 그후 블루칩과 옐로우칩이 주거니
받거니하며 지수상승을 끌어냈다.

디지털 정보통신 반도체 등 각종 테마주도 블루칩과 옐로칩 중심으로
형성됐다.

대유투자자문 김 과장은 "1차 상승기와 마찬가지로 증권주와 정보통신주가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주는 실적면에서, 정보통신주는 성장성면에서 단연 돋보인다는 주장
이다.

반면 "빅5"가 큰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보는 측도 많다.

동원증권 강 팀장은 "새로운 펀드들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빅5를
제외할 수는 없는 만큼 이들 종목이 당분간 상승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