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반도체 수출이 가격 급등에 힘입어 지난 95년 이후 4년만에 처음
2백억달러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반도체 비중이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로
일각에선 반도체 특수로 인한 경기 착시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2일 산업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업체들은 최근 주력제품인 64메가
D램 수출 가격이 미국 현물시장에서 15달러선을 넘어서는등 급등추세를
보이자 올해 반도체 수출을 당초 1백85억달러보다 15억달러 늘어난 2백억
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올해 반도체 수출규모가 2백억달러를 넘어서면 반도체 대호황기였던
95년에 2백21억달러 수출을 달성한 이후 4년만에 단일업종 2백억달러
수출이 재현되는 것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연초에 전문조사기관과 관련업체들의 예측을 근거로
64메가 D램 수출가격을 개당 평균 7.5달러로 보고 올 반도체 수출을
1백85억달러로 잡았다"며 "그러나 최근 가격 폭등으로 2백억달러선에 달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64메가 D램(8Mx8 PC-100제품 기준)현물 가격은 지난 1월하순 개당 10.83
달러에서 6월하순 5.07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상승세로 반전해 지난 10일
15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64메가와 함께 주력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1백28메가 D램 현물가격도
동반상승 추세다.

16메가x8 PC-100 1백28메가 D램의 현물가격은 지난 10일 23.51~25.43달러로
지난달말보다 7달러 가까이 올랐다.

반도체 가격 강세로 삼성전자 현대전자 현대반도체 등 반도체업체들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할 전망이다.

D램 가격이 개당 1달러 오르면 국내 반도체 3사의 이익은 연간 6억2천만
달러 (7천4백여억원)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반도체 호황에 대해 한국 경제의 버블 가능성을 지적하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4백50개 12월 결산법인(금융업제외)이 지난 상반기 벌여들인 순이익
(5조8천억원)중 삼성전자 1개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23.1%
(1조3천4백억원)였다.

한국은행은 "지난 95년 반도체 호황에 눈이 멀어 경제 정책 방향을 잘못
잡은 바람에 외환위기가 도래했다"며 "반도체 특수에 따른 경기착시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현철 기자 hckang@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