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와 태풍피해로 채소값이 2~4배 까지 치솟자 백화점 할인점 수퍼마켓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채소를 고객 유치를 위한 "미끼상품(로스리더)"으로
내걸고 일제히 가격할인 경쟁에 돌입했다.

이들 업체는 특히 배추등 일부 품목을 시중가격의 약4분의 1 수준에 팔기도
해 수해 이전보다 값이 싼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할인점 마그넷은 6~8일까지 강변점 관악점 구리점
등 5개 점포에서 배추 무 대파등을 정상가의 35~75%까지 할인판매하는 행사를
갖는다.

특히 배추의 경우 점포당 2백통에 한해 시중 시세(2천원)의 4분의1 수준인
4백80원에 판매한다.

또 단당 2천7백50원을 호가하는 대파도 2백단에 한해 3분의1 수준인
9백80원에 판다.

롯데는 이같은 가격이 채소값 급등을 억제하고 주부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수해 이전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도파백화점 상계점은 6~12일까지 일부 채소와 과일을 매입가격보다 싸게
내놓는 "물가안정 생식품전"을 연다.

미도파는 기존 판매가격이 2천4백90원인 표고버섯(1백g)을 1천1백90원에,
개당 1천4백원인 복숭아는 8백원에 판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6~8일까지 채소와 과일을 매일 3개씩 특별 한정
판매하는 행사를 갖는다.

6일엔 양파 2kg짜리(1백망 한정)를 2천2백90원에서 1천2백90원으로
할인판매한다.

LG백화점은 6~8일까지 계란 세송이버섯 튀각등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한 세트를 더 주는 "농산물 하나더 행사"를 실시한다.

신세계백화점도 6~15일까지 통배추 애호박 열무 감자 오이등을 최고
40%까지 싸게 판다.

수퍼마켓 역시 미끼상품을 앞세운 채소 가격전에 뛰어들고 있다.

한화스토아는 6~12일까지 경인지역 20개 점포에서 도매시세가 단당 3천원인
흙대파를 9백90원에 판매하는 초특가행사를 갖는 것을 비롯, 조선부추 대파
열무 등 김치 부재료를 집중적으로 염가에 판매한다.

해태수퍼마켓은 지난 4일부터 무 양배추 감자등을 최고 40%까지 할인해
팔고 있으며 농심가가 운영하는 프레쉬마켓도 6~8일까지 상추 감자 양송이를
30%까지 싸게 판다.

대형유통업체들이 채소 가격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무엇보다 채소가
주부들의 구매빈도가 높은 생필품인데다 고객유치효과가우수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수해와 폭우로 농산물값에 대한 주부고객들의 반응이 예민해진 점을
감안, 채소 염가판매를 통해 타업체들보다 싸게 파는 곳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형유통업체들의 채소 염가판매는 물량이 소량으로 한정된 경우가
많아 대다수 소비자들에게 큰 실익이 돌아가기 어려운 단점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농산물을 미끼상품으로 헐값에 판매함에 따라 농산물값 안정에는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농민단체들의 부정적 반응도 제기되고 있다.

< 김수찬 기자 ksch@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