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따른 피해가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명과 재산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생활에 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

서울로 들어오는 반입물량이 줄어들면서 채소류 값은 하루아침에 최고
7배나 폭등했다.

도로유실과 침수에 따른 수송장애도 부작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전화와 전기, 수돗물이 끊긴 데 따른 피해도 막심하다.

기업체 1백여곳이 물에 잠겨 IMF 위기를 막 벗어나려던 기업인과 근로자들
에게 타격을 주고 있기도 하다.

태풍 올가로 인한 피해가 이어져 며칠간 더 폭우가 쏟아지면 피해는
극심해질 전망이다.

<> 채소값 폭등 =폭우로 산지반입 물량이 격감하면서 수도권의 채소값이
최고 7배까지 치솟고 있다.

2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소의 도매시세는 지난주
대비 평균 3배이상 뛰었으며 애호박은 개당 1백원에서 6백~7백원으로 폭등
했다.

대파(상품 1kg 기준)는 지난주 가격이 평균 5백원에 불과했으나 이번주
들어서는 현재 1천2백~1천8백원까지 올랐으며 열무값은 지난주 6백~1천원에서
1천8백~2천원으로 뛰었다.

고구마는 1상자에 2만4천원으로 지난주보다 7천원 올랐고 조선부추는 1단에
8백원이던 것이 2천6백원까지 올랐다.

상추는 1상자에 2만4천~3만원으로 지난주의 1만1천~1만2천원보다 2배이상
급등했다.

도매시세가 폭등한 것은 무엇보다 공급물량이 격감한데 따른 것으로 지난주
하루 평균 1백63t씩 반입되던 대파는 2일 53t으로 공급물량이 3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다.

열무 반입량 역시 2일 하루동안 33t에 그쳐 지난주의 65t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미도파백화점 상계점의 열무 판매가는 1단에 2천원으로 지난주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랐다.

얼갈이 역시 거의 2배나 오른 1천5백원에 팔리고 있으며 배추 무우 고구마
시금치 등도 지난주에 비해 평균 30~50%정도 값이 뛰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집중폭우로 인한 밭작물 유실 등 후유증으로 2~3주
정도는 채소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이에따라 채소값도 계속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공장가동 중단 =경기지역에서는 79개 공장이 물에 잠겨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지역별로는 연천이 45개, 동두천 22개, 양주 및 포천이 각각 6개 업체
등이다.

이밖에 이 일대 대부분의 공장들이 단전 단수로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공장들의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피해공장들의 대부분이 영세한 소기업들이어서 비가 그치더라도 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산업자원부는 수해를 입은 지역에 모두 3천3백39개의 공장이 등록돼 있으며
아직 피해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교통두절 =경기 강원 서울 인천 등지의 도로 45개소의 교통이 막혀 있다.

경원선(전곡~신탄) 경의선(일산~문산) 교외선(의정부~능곡) 등 철도 3개
노선의 일부 구간도 운행이 중단됐다.

연안여객선 20개 항로도 운항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잠수교와 동부간선도로 전구간이 전면 통제돼 있으며 마포구
상암동 상암지하차도, 올림픽대로 여의상류 나들목, 남부순환도로 사당고가
차도, 수색역 앞 도로, 화랑로, 양화대교~인공폭포 구간 등의 교통이 통제
됐다.

파주에선 조리면 311번 지방도, 탄현군 금승리 5번 군도 등이, 의정부에선
보산동 3번국도 저지대도로 등의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이밖에 인천과 김포 철원 화천 등지의 도로도 곳곳이 막혀 있다.


<> 재산피해 =이날 오후 11시 현재 경기도 5천6백92가구와 강원도 7백71가구
인천 2백14가구 등 모두 6천6백77가구가 물에 잠겼다.

농경지는 경기 1만1천88ha, 인천 4천6백83ha, 강원 3천1백75ha 등 모두
2만7백ha가 물에 잠겼다.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농경지 침수로 올해 경기와 강원도 북부지역의 농작물 생산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주택들은 이미 작년에도 피해를 당한 지역에 위치해
복구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 통신두절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현재
일반전화가 불통된 지역은 경기도 문산 파주와 연천 전곡 의정부, 강원 철원
으로 2만8천6백83회선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경기도 파주와 연천, 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지역내 96개 이동전화
기지국에서 문제가 발생, 이 가운데 49개 기지국은 복구됐으나 나머지 47개
기지국은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 지역내 주민은 유선전화는 물론 이동전화마저 사용하지
못하고있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정통부는 집중호우가 중부지역에 계속 내리고 있어 일반전화와 이동전화
불통지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비가 그치는 대로 즉시 복구하도록
통신업체들을 독려할 예정이다.

< 김광현 기자 kkh@ 최철규 기자 gra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