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는 20대 청춘, 근로자는 20~30년 경력의 베테랑"

경남 의령 구룡공단에 자리잡은 삼원정밀금속(회장 이성규)의 박판 생산라인
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근로자들이 많다.

대개 삼미특수강 등에서 근무한 베테랑 기능인들이다.

고령의 근로자들 앞에는 그러나 최첨단 설비들이 자리잡고 있다.

하이테크 업체가 드문 농촌지역에서 삼원정밀은 1인당 4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초우량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삼미특수강 사장을 역임한 이성규(60) 회장이
철강소재 분야 틈새 아이템으로 창업한 회사다.

이 회장은 95년 11월 착공, 97년 3월 시운전에 들어가 10월부터 제품을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

생산품목은 스테인리스 및 특수금속의 극박판.

일반 철강(표준 1천2백50mm)에 비해 훨씬 얇은 6백20mm 짜리 협폭 압연제품
이다.

첨단설비와 고도 기술력으로 이같은 고부가가치 품목을 생산,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두드렸다.

유럽 북미시장을 파고들면서 불과 6개월만에 수출액이 1천만달러를 돌파,
98년 11월 무역의날에 천만불탑을 받았다.

98년 한해동안 매출 2백33억원, 순익 18억원의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직원 62명으로 3백91억원, 내년에는 7백억원을 달성할 계획.

직원 1인당 매출이 6억원을 넘는 셈이다.

제조업 평균(약 7천만원)의 10배 수준이다.

수요가 늘면서 압연 능력에 비해 열처리 능력이 달리자 회사측은 이를
보완키 위해 63억원을 들여 설비를 확충하는 중이다.

극박판 연간 생산능력을 1만2천t에서 2만4천t으로 2배 늘리는 것.

삼원은 또 스테인리스 강극박판을 재료로 하는 특수단열재를 정부 자금지원
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 개발, 발명특허 출원중이다.

이 단열재를 가정용 냉장고에 적용할 경우 국가 전체적으로 원자력발전소
2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에너지의 절약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그동안 고생한 사원들에게
우리사주를 배분했다.

"현장에서 50~60대 근로자는 인생의 시작입니다. 일처리가 능수능란해
흐트러짐이 없지요. 고품질 제품이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이 회장은 세계 일등 기업을 일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로 생산현장의
"백전노장"들에게서 찾았다.

(02)598-1250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