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용환 수석부총재는 16일 내각제 추진위원장 및 수석부총재직 등의
당직에서 사퇴키로 발표했다.

"연내 개헌 유보"에 대한 내각제 강경파들의 반발에 대해 "내각제 전도사"
인 김 부총재가 당내분 수습차원에서 사퇴카드를 내민 것이다.

김 수석부총재는 이날 오전 박태준 총재에게 사퇴서를 제출한 뒤 수석
부총재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에서 맡고 있는 내각제 추진위원장과
수석부총재직에서 사직하겠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총재는 "연내 개헌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자민련이 생각했던
내각제 개헌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왔다"면서 "그런데 실제 그런 결과가
돼 책임을 통감한다"고 당직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거취문제에 관련, "백의종군하겠다"면서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이 당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한 사람인지
잘 알면서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일축했다.

김 부총재는 또 "나 하나의 거취로서 족한 것 아니냐"며 충청권 내각제
강경파들이 집단행동은 자제할 것을 간접적으로 요구했다.

김 부총재의 당직사퇴에 따라 개헌 유보를 둘러싼 자민련 내부의 갈등이
수습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민회의와의 내각제 협상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와관련 박태준 총재는 "오는 19일 의원총회를 열어 개헌유보에 따른
후속대책등 당내 여론을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각제 개헌협상은 양당3역이 추진토록 하겠다"며 이같은 협상
창구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총리 그리고 박총재 간에 합의한 사항임을
강조했다.

김 부총재의 당직사퇴 수리여부를 떠나 내각제 협상에서 김 수석을 배제할
것임은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따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빠르면 다음주초부터 내각제 개헌에 대한
의견조율에 들어가 늦어도 8월말까지 협상안을 도출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대 현안이었던 연내 개헌문제가 매듭됐고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김용환
부총재가 일선에서 물러남에따라 협상의 난제는 대부분 해결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협상 쟁점은 <>총리의 권한 강화 <>16대 총선 공천지분 등으로
모아질 전망이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