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 힘입어 소비자들은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 접어든 이후
처음으로 향후 6개월후 경기나 가계생활, 지출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기 시작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기대지수가 작년초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향후 소비경기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재고소진에 이어 투자경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낳게 한다.

소비자들은 그러나 현재 가계생활이나 소득, 자산형성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상당히 어두운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컨대 아직 개인이나 가정의 경제생활이 어렵지만 앞으로 반년 정도
참으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나라 경제가 좋아지는 만큼 가정이나 개인생활은 그에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소득과 소비의 양극화와 일자리불안 등으로 개인생활에 대한 불안은 여전할
것이라는 얘기다.

<> 경기호전과 개인경제생활의 격차 = 통계청의 "4월 소비자전망조사"에서
6개월 후 경기에 대한 기대가 118.6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수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것을 뜻한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저소득층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월평균소득이 3백만원 이상 계층의 소비자기대지수가 지난 1월 100을
넘어선데 이어 2백50만~3백만원 미만이 2월에, 2백만~2백50만원 미만이
3월에, 1백50만~2백만원 미만이 금번 4월에 100을 넘어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못사는 사람들도 시간이 갈수록 향후 경제생활을 점차 낙관
한다는 얘기다.

연령별로는 20~30대의 소비기대심리가 100을 넘어서 벤처기업 창업 등으로
이들 세대가 경제회복을 주도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과거 6개월과 비교한 현재의 경기상태는 106.8로 조사이후 처음으로 기준치
100을 넘었다.

이는 현재 경기가 과거 6개월 전보다 나아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나빠졌다고
응답한 사람보다 다소 많은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6개월전과 비교한 현재의 가계생활형편에 대한 평가는 77.9로
조사돼 가계형편은 과거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6개월 후의 취업기회가 현재보다 넓어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20대
에서 지난달에 100을 넘어선데 이어 4월에는 전 연령층에서 100을 초과했다.

향후 6개월 후의 물가를 나타내는 물가기대지수는 128.9로 유가상승과
경기회복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 부동산 주식투자 등 자산형성은 기대이하 =과거 6개월 이전보다 현재의
자산가치가 떨어졌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증가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별로 보면 주택이 83.9, 토지가 82.7, 주식이 92.6이다.

현재 소비자의 저축과 부채사항을 묻는 항목에서는 저축증가가구와 부채
증가 가구가 증가했고 저축과 부채가 비슷하다는 가구는 감소했다.

< 김병일 기자 kb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