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렬 < 더난출판사 대표 >

"문화유통북스 상조회"는 책을 만들고 책을 사랑하며 독자들에게 더 많은
책을 읽도록 노력하는 "출판쟁이"들 모임이다.

지난 95년4월 현암사를 비롯 푸른숲 살림 열린책들 정신세계사 등 17개 중견
출판사 대표들이 모여 만들었다.

회원들은 두달에 한번씩 만나 공동운영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출판계 현안에
대한 합리적 대응방안도 모색한다.

출판업계의 "사랑방"이다.

주요 활동으로는 경기도 파주에 1천3백평규모의 서적창고를 건립, 소속사
도서를 공동으로 보관하고 배송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를 두고 얼핏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쟁사끼리 어떻게 협업을 하느냐는 의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낙후된 출판물 물류시스템을 개선해
보자는데 소속사 대표들이 공감한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는 출판계의 오랜 숙원이기도 했다.

회원사들도 출범초기 이 모임이 "별탈없이 잘 굴러갈까"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상조회는 정기모임외에 1년에 두번 MT를 갖는다.

대개 봄과 가을에 1박2일 일정으로 간다.

출판업계의 공동 관심사를 놓고 열띤 토론을 거듭하다 보면 무박2일이 되는
수가 허다하다.

여느 모임이 그렇듯 우리 회원들도 매달 회비를 걷는다.

필요한 공동경비를 제외하고는 회원사 직원들의 교육비로 적립하고 있다.

출판사 직원들이 다른 걱정없이 출판에 전념할 수 있어야 좋은 책이
나온다는 평범한 이유에서다.

매년 서울에서는 국제도서전이 열린다.

우리 상조회의 17개 출판사는 책도 공동 전시한다.

"각개약진"이 많은 출판업계에서는 우리회원들의 이러한 활동에 대해 부러운
시선을 보낸다.

이번 MT에서는 어떠한 주제를 갖고 밤새 난상토론을 벌일지 궁금해지며
걱정도 된다.

"책을 읽는 국민이 많은 나라는 강하다"는 경구를 새기며 "출판 한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