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팀의 일부 교체는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 2기"를 맞아 보다 적극적
인 "대북포용정책"을 구사할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통일부장관으로 기용된 것에서 "대북
포용정책"을 확대 강화시키려는 김 대통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임 장관이 햇볕정책의 "전도사"역할을 했던데다, 대북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해 왔던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이라는 점에서다.

외교안보팀의 교체는 시기적으로도 미묘한 시점에 이루어졌다.

25일엔 윌리엄 페리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이 평양을 방문해 한.미.일 3개국
의 포괄적 협상안을 전달한다.

또 올 하반기중엔 어떤 형태로든 남북 당국간 대화재개가 예상된다.

북한측의 반응에 따라선 김 대통령이 구상중인 통일의 "큰 그림"이 가시화될
수도 있는 중차대한 시점이다.

김 대통령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있는 임 수석이 실무라인으로 전진배치돼
북한과의 관계개선에서 보다 유연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보수색채를 지닌 강인덕 전 장관이 대북포용정책의 완충역할을 했다면,
임 장관은 집권 2기 대북포용정책의 실질적인 견인차 역할을 맡은 셈이다.

외교안보팀은 통일, 외교, 국방장관, 국가정보원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5인으로 구성된다.

이중 홍순영 외교통상장관은 유임됐고, 외교안보수석과 국정원장이 각각
통일장관과 국정원장으로 자리를 바꿔 외교안보팀내의 팀워크엔 문제가 없을
것이란게 일반적 평가다.

이와함께 그간 청와대 비서실 중심으로 굴러왔던 외교안보분야의 정책입안
기능이 상당부분 내각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임 통일장관이 대북정책의 채널이나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어 누가 외교안보
수석으로 오더라도 임 장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든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임 장관과 홍순영 외교통상장관은 과거 나이지리아 대사관에서 같이 근무
했던 인연에다 국가안전보장(NSC) 상임위에서도 호흡을 맞춰와 외교부와
통일부간의 공조체제도 한층 다져질 것으로 당국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