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틴(비장 철단백)이 빈혈치료제로 부적합하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발표이후 페리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전국 약국마다 페리틴매출이 급격히 줄고 있다.

<> 터져 나오는 소비자 불만 =지난 10일 페리틴에 대한 검사결과가 언론에
보도된후 부적합 판정을 받은 65개 제약사와 식약청 일선 약국 등에는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임산부와 태아 건강을 위해 철석같이 믿고 먹었던 빈혈약에
광우병 우려가 있다니 도저히 믿을수가 없다"고 분개해 했다.

이들은 "그동안 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서울시내 대형약국에는 빈혈약을 찾는
손님이 하루 평균 10명이상에서 1~2명으로 크게 줄었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에대해 "이번에 제조허가취소를 받은 40개품목은 말비장
의 함량이 낮거나 변질됐다고 볼수 있다"며 "인체흡수율 등에서 효능이
떨어질뿐 위해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전체 빈혈치료제시장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연간 빈혈치료제 시장은 7백억원대.

소비자불신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3백억~4백억원대로 위축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 업계 희비 엇갈려 =이번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업체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그렇지만 적격판정을 받은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약간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고려제약의 산타시럽 산타볼시럽 <>대림제약의 브러딘 시럽 <>종근당의
볼그론시럽 <>한림제약 알브렉스시럽 <>(주)한화 센트로빈시럽 등은 매출이
감소되지 않고 있다.

또 페리틴보다 흡수율은 떨어지고 경미한 위장관장애를 나타내지만 광우병
의 위험이 전혀 없는 비페리틴제제도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헤모큐(철분의 호박산단백염), 중외제약의 훼럼포라 훼럼메이트
(철분의 폴리말토스 복합체) 등은 이번 파동에도 꾸준한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 식약청발표 신중했나 =제약사들은 식약청이 너무 성급히 발표하는
바람에 큰타격을 입었다며 불만의 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약사들은 우선 보존제(방부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해당 제약사들은 식약청에 제조허가를 받을 때에는 캅셀에 보존제를 첨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페리틴이 부패위험이 큰 단백질이기 때문에 부득히 첨가한 것이라는
것.

따라서 이는 허가사항만 변경하면 얼마든지 용인될수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웬만한 자양강장 드링크에는 이만한 양의 보존제쯤은 기본으로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소비자와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엄청난데도 불구하고 식약청이 업체에
일체의 청문기회를 주지 않고 서둘러 언론에 공개한 것은 납득할수 없다고
말했다.

<> 제약사에도 문제는 있다 =영세업체의 경우 원료가 말비장인지, 말비장
함량이 충분한지 검사하는 전기영동분석장치조차 갖추지 않고 있다.

또 중견제약업체도 저가로 투매하는 영세제약업체에 맞서기 위해 저질
"게릴라 제품"을 내놓아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광우병은 위산이나 열에 파괴되지 않는 병원성 단백질로 생기는 치명적
질병이다.

따라서 포유동물중 광우병의 위험이 거의 없는 말의 비장을 원료로 써야
한다.

그러나 제약사들은 이런 기본원칙을 지키지 않아 결국 당국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이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