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인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2일 기자회견은 여러가지 점에서 과거와
달라진 변화를 읽을수 있어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국민적 관심사였던 여야총재회담의 수용의사를 밝힌 것은 정국안정에
진일보한 변화가 아닐수 없다. 특히 이총재가 회견문에서"과거와의 화해"를
이루고 경제와 나라를 살리는 "상생의 정치"를 실현시켜 나가는데 합심
하자고 제안한 것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사실 국민의 정부출범이후 여야는 극한대립으로 일관해왔다. 민생안정보다
당리당략에 얽매여 국회가 파행운영되고 법안처리가 지연되는등 국정차질이
심각했음은 아무도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 국민의 정치권에
대한 평가와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여야할 것없이 정치인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때문에 우리는 이총재가 상생의 정치를 들고 나온 것은 그동안의 극한대립
을 청산하고 대화정국으로 복귀해 산적한 민생현안을 풀어나가는데 여야가
협력할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해마지 않는다. 이총재
회견에 대한 여당측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하니 다행이다. 하루빨리 경색
정국이 풀리기를 기대한다.

또 야당총재가 이번 회견에서 정치문제뿐아니라 외교안보, 남북문제, 경제
문제등 국정 전반에 대한 의견과 정책대안을 제시한 것도 긍정적 변화중의
하나로 꼽고 싶다. 비판적이든, 우호적이든 집권당의 정책을 평가하고 의견을
제시한 것은 정책대결을 벌이는 국정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좀더 충실히 해보겠
다는 신호로 받아들일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문제를 언급하면서 이례적으로 김대통령이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구조조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우호적 태도를
보인 것은 여야대화의 물꼬를 트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정국정상화를 낙관하기는 아직 이른 구석도 없지않다. 특히 이날
회견에서 이총재가 총재회담을 수용하면서도 지난달의 김대통령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 "진정으로 야당을 와해시키려는 의도를 포기하고 야당을
존중하면서 경색된 정국을 풀어가려는 뜻이라면 대통령과 만나 정국전환의
계기를 만들 것"이라는 다소 장황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는 것은 아직 불신이
완전히 걷히지 않은 증거로 해석하려는 경향도 있다. 뿐만아니라 국세청불법
모금사건에 연루된 서상목의원의 신병처리문제등 풀기 어려운 난제들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야의 대화정치복원은 더이상 미룰수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실업자가 계속 늘고 있고 국회가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들이 쌓여 있다.
여야가 힘을 합쳐 팔을 벗고 나서도 힘든 상황이다.

우선 여야 총재회담이 될수록 빠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겠다. 이를 통해
경색정국을 풀고 대화정치의 물꼬를 터야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