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를 보이던 수출이 침몰했다.

지난 85년 1월(19.4% 감소)이후 14년만의 최대 감소율이다.

작년 사상최대의 흑자(3백99억달러)를 기록했던 수출이 올들어 곤두박질치고
있는데 대해 정부는 주로 나라밖 사정 탓으로 돌린다.

산업자원부는 원화강세와 세계시장침체등이 겹쳐 구조적으로 수출이
늘어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 <>기아자동차등의 노사불안 <>LG반도체 등의 빅딜지연으로 인한 생산
차질 등 국내요인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 작년초에 불붙었던 금모으기 수출이 올들어선 "제로"인데다 유휴
설비 수출도 1년전에 비해 격감한 것도 금년 수출실적을 끌어내렸다.

작년엔 1월에 끼었던 설연휴가 올해는 2월로 넘어오는 바람에 2월 수출통관
일수가 3일(수출예상액 7억달러) 줄었다.

수입은 지난 1월 15.4% 증가세에서 2월에는 3%의 감소세로 반전됐지만
수입내용은 실망적이다.

원유 등 원자재와 정밀기계 등의 자본재 수입은 줄어든 반면 골프용구
주류 승용차 등의 사치성 소비재의 수입은 증가추세를 보였다.

<> 고무줄 수출통계 =정부는 명목상의 수출감소율에도 불구, 특수요인을
제거하면 지난달 수출이 3.9% 늘어났다고 강변했다.

작년 2월 금모으기.유휴설비수출, 통관일수 많음 등 특수요인으로 불어난
수출이 21억5천만달러.

이 금액 만큼을 작년 수출치에서 빼면 올 2월 실질증가율을 보였다는 것.

이런 계산이라면 올 2월 하루평균 수출실적도 작년보다 11% 늘어난다.

정부는 지난달 3.7%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자랑하지만 올해 1,2월
수출실적을 합쳐보면 7.2% 감소로 나온다.

산자부는 금모으기 같은 특수요인을 제거하면 올 1,2월에 작년동기보다
4.7%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작년 수출실적에 금수출을 포함시켜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얘기가 된다.

<> 앞으로도 어둡다 =산자부는 작년 3-4월에 유휴설비와 금수출이 많았기
때문에 5월이후에나 통계상 수출이 증가세로 반전될 것이고 본다.

하지만 원화가치절하 등 특단의 수출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올해 수출목표
1천3백40억달러(작년보다 1.3% 증가) 달성은 힘들 것이란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