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 변관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형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삼성미술관 주최로 4월 11일까지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갤러리에서 4월 11일
까지 계속되는 "소정과 금강산전".

지난 76년 78세의 나이로 타계한 이후 소정의 작품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정은 산수화가로 출발했지만 구한말의 고답적인 양식에서 벗어나 한국적
정취가 넘치는 독자적 화풍을 개척해 냈다.

특히 1930년대 후반부턴 수년 동안 금강산을 떠돌며 강렬한 개성을 보여주는
금강산 그림을 많이 그려 겸재 이후 금강산을 가장 뛰어나게 표현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소정은 붓에 먹을 엷게 찍어 그림의 윤곽을 만들고 그 위에 다시 붓질을
해나가는 적묵법과 진한 먹을 튀기듯 찍어 선을 파괴하는 파선법을 구사,
역동적이면서도 중량감 있는 풍경을 얻어냈다.

당시 화단에선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개성이 강해 생전엔 그리 높은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나 죽은 뒤에 보라"는 소신으로 꾸준하 자신의 화풍을 발전시켰다.

결국 그의 말처럼 타계후 재평가작업이 이뤄져 청전 이상범과 함께 한국
근대회화의 두 거목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소정의 작품 40여점이 걸렸다.

1층 전시장에는 "강촌유거" "산가" "도화산촌" "진양 촉석루 춘색" 등
시골풍경을 그린 작품 20여점과 "외금강 옥류촌" "내금강 보덕굴" "외금강
삼선암 추색" "단발령" 등 금강산 그림 19점이 나와 있다.

2층 전시장에는 "소정과 동연사" 코너를 마련했다.

동연사는 중국그림의 영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한국화를 개척하기 위해 소정,
청전과 함께 심산 노수현, 묵로 이용우 등 4명의 젊은 화가가 1923년 결성한
한국화단의 첫 미술단체.

이 코너에는 이들 4명의 작품 각 3점씩 12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최광진 삼성미술관 학예연구원은 "전국을 돌며 소정의 중요 작품을 거의 다
모아 보여주게 됐다"면서 "앞으로 이런 전시회는 다시 열리기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삼성미술관은 직장인들을 위해 매주 수요일에는 관람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한다.

일반 유료관람객 가운데 선착순으로 입장하는 사람을 매일 100명씩 선정,
"유홍준.고은의 금강산 답사기" 비디오 테이프를 준다.

(02)750-7838.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