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 '선비'
비여심지소락
여기무의이유명혜
영궁처이수고
혼탁한 시절에 영화를 누리는 것은 내가 즐겁게 여기는 바가 아니다.
떳떳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름을 날리느니 차라리 곤궁하게 살면서 높은
절개 지켜 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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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나라 송옥이 구변에서 한 말이다.
굴원이 지었다는 어부사에도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빨 것이요,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라(창랑지수청혜,가이탁오영;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라고 노래한 대목이 있다.
나아가고 물러갈 때를 가릴 줄 아는 선비로서의 높은 기상과 절개를 표방
하는 말들이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라"는 말이 있다.
만년 여당의 정치인이나 해바라기성 지식인들이 음미해 볼 만한 말들이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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