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사회는 대용량의 정보저장장치를 요구한다.

21세기에는 현재보다 수십배 수백배 많은 정보를 기록할수 있는 기기들이
등장, 신제품으로 각광받을 것이다.

이는 정보화사회의 핵심기기인 컴퓨터의 발전과정을 짚어 보면 알수있다.

문자와 숫자만을 표시했던 초창기 컴퓨터는 용량이 불과 2천바이트 정도
였다.

그 정도만으로도 서류작성 등의 업무를 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그러나 서류에 컬러그림을 그릴 필요성이 생기자 컴퓨터의 용량은
2백20킬로바이트로 무려 1백10배 늘어났다.

거기에다 게임 등 움직이는 화면에 대한 수요가 일자 용량은 다시 수십배
늘어났고 음성이 가미되면서 다시 몇 십배 더 증가했다.

멀티미디어 시대인 21세기에는 새로운 차원의 정보기록장치가 등장할
것이다.

가장 변화된 모습을 보일 장치는 CD롬과 같은 광기억 장치다.

다른 기기에 비해 정보를 비교적 안전하게 저장할수 있는데다 저장비용이
저렴하고 발전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CD는 90년대 들어 오직 재생만 할수 있는 CD-ROM에서 한번에 한해 기록할수
있는 CD-R, 여러번 재생 복사할 수 있는 CD-RAM 등으로 발전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최근 들어서는 DVD-ROM이 개발됐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면 21세기 PC에 부착될 광기록 장치는 DVD-ROM의
후속인 DVD-RAM이 유력하다.

아날로그 TV시대에 VTR로 TV방송을 녹화 재생하던 것처럼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면 디지털 방송을 자유롭게 녹화 재생할 수 DVD-RAM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물론 현재 개발중인 DVD-RAM은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용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 면의 기억용량이 4.7기가 바이트로 CD-ROM의 8배 정도에 불과해
2시간짜리 영화 한편 정도만을 수록할 수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 선보일 DVD-RAM은 현재보다 용량이 10배이상 클 것이며
테라바이트 용량의 새로운 광매체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의 IBM, 일본의 후지쓰, 네덜란드의 필립스 등은 이미 2,3년전부터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들여 DVD이후의 미래저장장치를 연구중이다.

광기록장치외에 메모리 반도체도 많은 변화를 보일 것이다.

21세기 메모리 반도체는 현재의 실리콘 반도체와는 다른 모습이 된다.

탄소반도체, 홀로그램 반도체가 21세기 메모리 반도체로 최근 주목 받고
있다.

탄소반도체는 탄소를 재료로한 반도체로 실리콘 반도체보다 집적도가
1만배 이상 높다.

따라서 테라급(1기가급보다 용량이 1천배 많은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기술에 대한 이론은 올해초 서울대 임지순 교수가 영국의 네이처라는
과학학술지에 발표함으로써 처음 소개됐다.

임 교수는 LG반도체의 지원으로 설립된 서울대 초미세소자연구소에서
연구중이며 2003년쯤 시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홀로그램 반도체도 현재의 64메가D램보다 1만6천배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반도체다.

지난 63년 미국 폴라로이드사의 반 히어덴에 의해 처음 제안된 이 저장장치
는 정보를 3차원 공간에 저장하는 점이 특징이다.

입체적으로 저장하다보니 저장량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캘리포니아공과대학과 IBM의 알마덴 연구센터등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보화 사회에서 사용될 기억장치는 이처럼 대용량을 원하고 있다.

물론 일정한 시점이 되면 기록 보관해야할 데이터량의 증가율이 둔화될 것
이라는 지적도 있다.

개인의 사생활이나 기업비밀에 속하는 영업정보를 제외한 일반 데이터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에서 구할수 있어서다.

최근 미국에서 차세대 가정용 영상 서비스로 VOD(Video On Demand)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그러나 VOD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충분하게 구축돼야 한다.

일본의 경우 미국에 비해 네트워크가 덜 발달돼 아직까지 VOD산업이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네트워크산업의 구축 여하에 따라 초기억장치의 수요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