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재벌 개혁작업을 지원키 위해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 제도를 폐지
하거나 지정대상을 5대그룹으로 대폭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15일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재벌개혁작업에 따라 30대
그룹의 경제력 집중현상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도
완화방안을 마련중이다.

정부는 30대그룹 계열사간 채무보증이 모두 해소되는 2000년부터 지정제도
를 아예 폐지하거나 5대그룹만 지정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키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30대 그룹중 절반 가량이 이미 해체된 상황에서 30대그룹
지정제도를 유지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도
가 실제로 효과가 있도록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왜 개편하나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도, 즉 30대 그룹 지정제도는
한국에만 있다.

재벌이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기업경영 구조인 것처럼 재벌의 폐해를 억제
하기 위해 생겨난 제도라는 얘기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재벌중심의 경제체제가 변화하면서
이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 구조조정으로 30대 그룹의 경제력 집중현상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앞으로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제도도 폐지돼야 할 것"이라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의 주장은 이런 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 당국도 재벌개혁작업의 후속조치로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기업구조조정작업으로 재벌이 해체돼 가면서 "경제력 집중 억제"라는 당초
제도 시행 목적도 자연스럽게 달성되는 중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 어떻게 개편하나 =정부는 오는 2000년을 기점으로 제도에 대해 전면
손질할 생각이다.

이는 30대그룹 계열사간 채무보증이 모두 해소되고 부채비율도 2백% 이하로
낮아지는 등 기업구조조정이 2000년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2000년이후부터 이 제도를 아예 폐지하거나 5대그룹만 지정
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5대 재벌을 제외한 상당수의 그룹들이 해체 또는 법정관리
등에 들어가면서 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현재의 기업집단 순위는 크게 바뀌게
된다"며 "재벌 개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지정대상 기업을 5대그룹으로
축소하거나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도란 =공정위는 매년 4월 국내 계열사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1위에서 30위 까지 그룹을 지정해 관리한다.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계열사간 상호출자가
금지된다.

빚 보증을 서는 것도 금지된다.

요즘 공정위가 재벌 개혁을 위한 수단으로 삼기 시작한 부당내부거래 조사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자금조달과 회계 세제 등 분야에서 24개 법령으로 규제를 받고
있다.

[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도 ]

1987년 자산총액 4천억원이상 그룹 -> 1993년 자산총액 1~30위 그룹 ->
2000년이후 5대그룹으로 대상축소 추진

[ 대규모 기업집단에 대한 규제 ]

<> 공정거래법 : 계열사간 상호출자 금지, 신규 채무보증금지 및 기존
채무보증 해소(2000년 3월말 시한)
<> 외부감사법 : 99년 사업연도부터 결합재무제표 작성 의무화
<> 법인세법 : 과다차입금 지급이자에 대한 손비 불인정
<> 보험업법 : 부실사 인수/합병 외 생명보험사 주식취득 금지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