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부터는 실물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난다"

"내년엔 컴퓨터 반도체 통신기기 등 트로이카 품목이 수출증가를 주도할
것이다"

산업연구원이 8일 발표한 "99년도 산업별 경기전망"의 특징이다.

산업연구원은 내년에 철강과 석유화학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및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해의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국책연구기관의 이같은 예상은 환율과 해외수요 등을 너무 낙관한
장미빛 전망이라는 지적도 있다.

산업연구원의 보고서를 요약한다.

<> 대부분의 업종이 살아난다 =수출에선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과 신3저 현상의 유지 등으로 철강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증가율
이 플러스를 나타낼 것이다.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모든
업종의 생산증가율이 플러스를 나타낼 전망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67%를 차지하는 자동차 조선 가전 컴퓨터 등 10대 업종의
내년도 수출증가율은 5.6%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증가율 예상치는 3.2%.

<> 자동차에선 수출보다 내수경기가 좋다 =내년 자동차 내수는 16% 증가,
약 87만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하반기부터 내수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소비는 국내 경기보다 6개월~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회복되는
성격을 갖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기업.금융개혁 등이 예정대로 추진돼 소비심리가 회복되면
내년 내수증가율은 최대 20%대까지 기대할 수 있다.

수출은 올해보다 물량기준으로 6% 늘어날 전망이다.

최대경쟁국인 일본 엔화가 달러당 1백20엔대 이하로 전망되는데다 실질임금
하락으로 임금코스트에서 비교우위가 예상된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으로의 수출은 계속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 조선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아진다 =내년도 조선수주 규모는 약
8백50만GT(총톤수)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보다 10% 줄어든 물량이다.

아시아 러시아및 남미의 경제불안에 따른 해운시황 악화 탓이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이 안정궤도에 접어들면서 국가및 업체신인도가 회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쟁국인 일본 엔화의 강세도 긍정적인 요인다.

선박 생산및 수출규모는 올해보다 각각 2%안팎이 늘어난 75억달러씩에
달할 전망이다.

<> 가전산업은 침체국면을 벗어난다 =국내 가전산업은 내년 상반기부터
수출이 회복되면서 하반기부턴 침체국면의 정지 또는 다소의 회복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에선 개발도상국과의 경쟁심화와 단가하락 등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
디지털 제품 중심의 선진국 수요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엔화강세도 우리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해 수출이 한자리수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내수부문에선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진으로 저조한 증가세가 예상된다.

수입은 수입선다변화제도 해제와 원화절상 등으로 올해보다 다소 증가할
전망이다.

<> 상반기부터 컴퓨터 경기가 뛴다 =국내 컴퓨터산업은 상반기부터 마이너스
생산에서 플러스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성능 주변기기 중심의 수출확대와 민간및 공공부문의 수요가 있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에 따라 생산은 전년대비 16.7% 늘어난 67억달러 <>수출은 15.6% 증가한
59억달러 <>내수는 18.6% 증가한 27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수출의 경우 동남아지역으로의 수출이 외환위기 지속으로 어려움이 예상
된다.

하지만 총 수출의 70%을 차지하는 미국 유럽 등에서 노트북 PC 등에 수요가
늘고 있어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국내 주요 컴퓨터업체들이 저가판매 위주의 영업전략으로 신규수요를 창출
하면서 내수도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엔 PC본체및 컴퓨터 주변기기의 수출호조가 지속되고 내수부문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된다.

<> 반도체 수출은 늘어나지만 공급과잉은 여전하다 =수출은 3년째 감소세
에서 벗어나 12.7%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전자상거래 멀티미미더 등의 붐에 따른 수요증가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산업은 오랫만에 본격 회복기에 접어들어 생산이
전년대비 13.3%의 비교적 건실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의 반도체 경기는 세계시장 수요 사이클에서 상승곡선상에 있다.

그렇지만 메모리 반도체업계의 공급과잉이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나면서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96년부터 이어진 공급초과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통신기기는 수출로 먹고 산다 =내수시장이 침체된 상태에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수출은 국내 통신기기 업체의 유일한 성장전략이다.

하반기엔 이동통신단말기 외에 CDMA 이동통신장비, 무선가입자망 장비
등으로 수출제품의 다변화가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전망치는 18.8%.

내수는 이동통신 가입자수 증가세 둔화 등으로 소폭의 증가에 그칠 전망
이다.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등 후발사업자의 신규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수입의 경우 올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내년엔 전년대비 16.1%
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 일반기계는 하반기에 회복세가 나타난다 =생산은 상반기엔 제조업의
유휴설비와 낮은 가동률로 마이너스 증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설비투자가 회복되는 하반기부터 플러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다고 하더라도 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이 낮은 상태
에서 추가설비수요는 별로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

20조원으로 추정되는 공작기계 등의 유휴설비도 신규 기계류의 수입을
억제하는 요인이다.

생산의 경우 빨라야 2.4분기이후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전년대비 3.8% 늘어난 89억5천5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시장인 아시아지역의 경기회복과 EU지역으로의 수출확대 등이 긍정적인
변수다.

인도와 같은 신시장의 수출이 올해와 같이 호조(98년9월말 현재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 (2백21.1%)를 보일 경우 수출증가율이 보다 높아질 수 있다.

수입은 수입선다변화제도 해제로 하반기에 두자리수 증가가 추정된다.

<> 철강 수출이 부진하다 =내수부문에서 약간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수출부진으로 전체 생산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가전 등 철강수요산업의 경기가 다소 회복되고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SOC(사회간접자본)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철강소비는 5.2%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세계 철강시황의 약세 <>수출경쟁심화 <>수입규제압력 강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은 전년대비 13.6% 줄어든 1천5백만톤에 그칠 전망이다.

공급측면에선 내수부진과 수출감소로 총수요가 줄면서 업체들의 추가적인
생산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 석유화학은 중국특수를 본다 =국내경기회복에 따라 내수가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산과 수출은 설비투자 부진과 해외시장에서의 수출경쟁 심화로
증가율이 전년보다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특히 수출은 상반기엔 올해 발생한 중국의 홍수피해 등으로 4.8%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가면 증가율은 높지만 절대수출규모는 상반기보다 다소 줄어든
3백16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 섬유는 완만한 증가세로 돌아선다 =섬유산업은 하반기에 국내경기가
회복되면 내수와 수출에서 완만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로는 화섬 면방 모방업은 국내외 수요증가로 매출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원료 가격은 대체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직물업은 대홍콩 및 중국지역의 수요침체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의류업에선 내수경기 회복과 선진국의 수용증가로 매출증가가 예상되면서도
원화절상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악화될 전망이다.

<> 장미빛 아닌가 =산업연구원은 내년에 신3저가 이어지고 국내 신용경색이
풀린다는 가정하에 이같은 장미빛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아시아시장이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는데다 각국의 수입규제가 늘고
있다.

구조조정의 한파 속에 국내 소비자의 수요심리도 꽁꽁 얼어 있다.

이들 대내외 여건이 국내 산업에게 모두 유리한 변수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