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방문을 마친 김대중대통령은 15일 오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분가 라야 공항에 도착, 이병호 주말레이시아 대사의 기내영접을 받는
것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에 들어갔다.

김 대통령은 특별기에서 내려 사바루딘 칙 말레이시아 문화관광 장관과
최송식 한인회장 내외 등 한국측 환영인사들의 따뜻한 영접을 받았다.

김 대통령 내외는 공항 국빈실에서 사바루딘 장관 내외와 잠시 환담한 뒤
숙소인 힐튼호텔로 이동, 여장을 풀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말레이시아 영자지
뉴스트레이츠타임스와 회견을 가졌다.

<>.김대통령은 콸라룸푸르로 출발하기 앞서 상하이 시내 옛 임시정부청사와
루쉰 공원내 윤봉길 의사 기념비 및 정자를 방문했다.

김 대통령은 이들 독립운동 유적지를 돌아본 뒤 임정청사가 뒷골목에
방치돼 있고 윤 의사 기념물도 상하이시측과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이들 유적보존 방안을 강구할 뜻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14일 저녁 숙소인 상하이 진지안장(신금강)호텔에서 쉬쾅디
(서광적)시장 주최 만찬에 참석, 베이징(북경)에서 주룽지(주용기) 총리로
부터 다짐받은 한.중 경제협력 사안을 소개하고 상하이 개발 과정에 한국
기업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중국측의 지원을 요청했다.

면담에선 축구 한국대표팀과 중국대표팀간 경기 결과도 화제에 올라
김 대통령이 "중국은 예의가 발라 한국 대통령이 와서 져줬다고 말할 수도
있을테니 너무 좋아하지만 말라고 주변에 얘기했다"며 중국팀의 패배를
위로했다.

이에 쉬 시장은 "다음번에 우리가 한국에 가면 한국팀이 3대 0으로 져달라"
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만찬이 끝난 뒤 승용차로 20분간 상하이 야경을 감상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만찬 참석에 앞서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푸둥(포동)
지구 가장자리에 있는 상하이 명물 동방명주탑에 올라 시 전경을 관람했다.

김 대통령은 관람을 마친 뒤 1층 입구에 마련된 방명록에 "축 동방명주"
"부국강민"이라고 써넣고 시측으로부터 이 탑 모형을 선물로 받았다.

<>.김 대통령 내외는 14일 오후 중국이 경제특구로 개발하고 있는 푸둥
(포동)개발지구중 가장 규모가 큰 금융무역구에 위치한 류자췌이(육가취)
유한공사를 방문했다.

김 대통령은 현황설명을 들은 뒤 "푸둥지구 건설은 단순한 금융.무역
중심지로서가 아니라 양쯔강 연안은 물론 중국 전체의 개발을 선도하는
역사적 프로젝트"라며 "마음으로부터의 축하와 함께 약간의 부러움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김 대통령은 또 "액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한국의 투자규모가 푸둥지구에
투자한 64개국중 10번째"라고 상기시키고 "한국경제가 회복되면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 상하이=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