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총격전 유도사건" 주인공인 대북교역사업가 장석중씨가 베이징에서
만난 북한측 관계자에게 "이회창후보 비밀정책특보"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대선 당시 이 후보의 특보팀 면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선 당시 이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고흥길 특보는 1일 "비밀정책특보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황당한 얘기이며 장씨는 캠프와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 측근들은 장씨가 검찰수사 내용대로 비밀정책특보라고 밝혔다면
이 후보캠프와 전혀 상관없이 자신이 외부에 특보 행세를 하고 돌아다닌
것이라고 일축하는 분위기다.

대선 당시 이 후보의 특보팀은 대부분 의원 또는 원외위원장이나 외부의
중량감있는 영입 인사들로 채워졌었다.

신한국당 대표시절엔 강재섭 정치특보가 특보단을 총괄하며 지휘했고,
총재로 선출됐을 때는 현홍주 전주미대사를 영입, 외교특보로 기용했다.

이밖에 김덕 하순봉 맹형규 신영균 의원 등 중진과 소장의원들을 망라해
10여명이 특보로 활동했다.

당시만 해도 "특보"가 중책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너무 남발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대두, 그전까지 특보라는 직책을 갖고 이 총재를 도왔던 김충근
최문휴 정태윤 위원장과 진영 변호사 구범회 부대변인 등은 보좌역으로
직책을 낮췄었다.

하지만 소수 정예로 운영되던 특보 진용도 대선이 임박하자, 선거운동에
열중하도록 하기 위해 남발되기 시작했고, 신한국당과 민주당 통합후 들어온
외부인사들은 웬만하면 특보로 임명됐다.

"특보 인플레" 현상이 빚어지면서 심지어 중앙선대위원회와 상관없이
스스로 명함에 "특보"라고 새겨 이 후보 특보를 자처, 생색을 내는 사람들
까지 생겨났다는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