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대상기업중 대주주의 경영권이 박탈되는 사례
가 처음 생겼다.

이같은 조치는 워크아웃 기업을 회생시킨다는 명분아래 진행되는
것이며 앞으로 워크아웃 과정에서 유사한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전
망되고 있다.

신호그룹 주채권은행인 제일은행은 16일 본점에서 채권단 운영위원
회를 열고 1천6백51억원인 신호제지의 자본금을 2백억원수준으로 감자
(자본금을 줄임)한후 8백억원에 달하는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제일은행은 실사를 담당한 국제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PW)및
신호그룹과 협의를 통해 이같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순국 신호그룹 회장은 그룹주력사인 신호제지의 주식분산이 양호한
덕분에 현재 6.48%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감자와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이 회장은 1%미만 소액주주로 전락,경영
권을 잃게 되며 대신 채권단이 최대주주로 부상하게 된다.

제일은행은 신호제지에 대해 관리단을 파견하는등 사실상 은행관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신호제지의 차입금에대해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
으면 신호그룹을 회생시킬 수 없다는게 PW의 의견이었다"며 "실질부채
9천3백억원중 약3천5백억원가량을 이자감면 대출금출자전환등으로 해소
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호제지와 함께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신호유화 동양철강등 2개 계
열사에는 출자전환없이 이자감면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이성태 기자 steel@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