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경영개선계획을 이행중인 9개 은행에 대해 40% 안팎의
인력감축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 9개 은행의 은행장과 노조위원장,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위원장 추원서)은 7일 은행회관에서 첫 공동교섭을
벌였다.

9개 은행은 조흥 상업 한일 외환 평화 강원 충북 등 7개 조건부승인 은행과
제일 서울은행이다.

이 자리에서 은행장들은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금감위와
이행각서(MOU)를 체결하자면 대량 감원이 불가피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금융노련과 노조위원장들은 "노사협의없는 MOU 체결은 무효이며
은행장들이 이를 무시할 경우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맞섰다.

노조는 이와함께 금감위와도 협상을 벌이는등 교차교섭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9개은행 노사는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구체적인 감원비율을 논의하진
않았다.

노사는 오는 9일 다시 대표교섭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금융노련은 이날 오전 금감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은행
임직원에 대한 일방적 인력감축지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파업도 불사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노련은 금감위가 은행들에 대해 외국 선진은행의 생산성 수준으로
인력을 내년말까지 50% 정도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으나 이는 근로자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노련은 금감위가 이같은 요구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노사정위원회
금융산업발전대책위원회에서 탈퇴함은 물론 지난 7월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위임받은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