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은행에 적극적인 통화공급 확대와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을 촉구하고 나섰다.

25일 이진순 KDI원장은 전철환 한은총재를 방문, 최근의 심각한 경기침체
상황을 설명하고 한은이 통화공급을 충분히 늘려 더이상의 경기하강을 막아
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 원장의 이례적인 한은 방문은 지난주말 재경부와 KDI가 경기부양 필요성
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뒤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한은은 구조조정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화공급을 확대하는 데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KDI는 이날 한은에 제출한 "통화정책 기조설정에 대한 견해"라는 보고서에
서 지금의 내수불황을 방치하면 장기 침체와 디플레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며 통화공급 확대를 통해 서둘러 경기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은이 현재 9%수준인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를 더욱 내리고 본원통
화(현재 잔액 18조6천억원)도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한도(25조4천억
원)내에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경부도 이에 대해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한은은 그러나 구조조정을 신속히 완료해야 하는 지금 통화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구조조정을 방해하고 오히려 물가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 재경
부나 KDI와는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차병석 기자 chab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