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사는 갈등과 화해의 반복이라고 말한다.

특히 정권교체기에는 "가깝고도 먼" 관계가 민감하게 드러난다.

최근의 어업분쟁뿐만 아니라 영토문제 망언 등으로 바람잘 날이 없다.

국내학자 36명이 쓴 "한국과 일본, 왜곡과 콤플렉스의 역사"
(한일관계사학회저 전2권 자작나무)와 김경민(44.한양대교수)씨의
"일본인도 모르는 일본"(자유포럼)은 한일관계연구 시각을 크게 넓혀준다.

"한국과 일본..."은 어업분쟁과 독도문제 문화재반환 식민지보상
역사왜곡 등 54가지 쟁점을 분석한 것.

임진왜란후 일본에서 조선으로 오는 서신이 대마도에서 개작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유는 침략에 대한 사과와 국교재개 요청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현대사에서 식민지지배와 관련해 일본측이 보인 태도와 너무 닮았다.

이 책에는 백제가 왜에 전한 "칠지도"가 헌상품이냐 하사품이냐 하는
문제, 쌍둥이처럼 닮은 우리나라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국보1호 고류사
반가사유상의 제작자 논란도 포함돼 있다.

경제적으로 볼 때 고대 한일무역의 주력상품은 인삼과 은.

인삼은 17세기말 대일수출 총액의 36%, 18세기초에는 64%를 차지했다.

물론 그만큼의 은이 유입됐다.

필자들은 최근 일본의 어업협정 파기를 "경제실정으로 궁지에 몰린
하시모토 내각이 참의원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자충수"라며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해결책은 한.중.일 3국이 "조업단속권을 어선 소속국이 아니라
연안국이 갖는다"는 연안국주의를 공동채택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일본인도 모르는 일본"은 군사대국 일본의 야욕을 깊이있게 파헤친
보고서.

"신의 방패"로 불리는 최신식 군함 이지스함과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버금가는 로켓발사능력, 미.일군사기술 역전으로 평가되는 F-2전투기생산 등
일본의 엄청난 화력을 분야별로 분석했다.

군사부문의 첨단기술을 민간산업에 접목시키려고 애쓰는 일본.

전투기 엔진부품 제조기술로 티탄골프채를 만들고 미사일발사및 제어장치를
위해 개발한 기술로 세계 최소 최경량 휴대용 터빈발전기를 생산해
방송용으로 사용하는 현실을 고발한다.

저자는 일본방위산업이 무기와 민간부문의 첨단기술 확보에 그치지 않고
국가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수많은 자료로 입증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