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골프가 날씨에 따라 변할 것 같소?" 이런 말을 듣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할까.

"날씨와 관계없이 잘 치는 게 바로 골프실력"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골프스코어는 날씨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스코어가 영향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온이나 바람에 따라" 거리가
변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알레스테어 코크런과 존 스톱스(이상 미국)라는 골프분석가가
연구한 "날씨와 비거리와의 관계"이다.

<>튀기 때문에 실감 못해

섭씨 24도라면 우리나라 5월의 기온쯤 될 것이다.

섭씨 24도때 2백20야드의 비거리를 내는 골퍼가 한 겨울에 골프를 치면
비거리가 어떻게 달라질까.

도표 1은 바로 볼의 온도에 따른 비거리의 변화를 나타낸다.

그 골퍼가 요즘같은 섭씨 3도의 추위속에서 골프를 치면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1백96야드로 무려 24야드나 줄어든다.

도표에 나타나듯 비거리는 기온이 내려갈수록 급격히 줄어드는데
겨울기온인 섭씨 3도때의 비거리와 한여름인 섭씨 35도때의 거리차이는
28야드나 된다.

날씨가 따뜻할수록 거리가 더 나는 것은 주로 볼의 압력때문이다.

기온이 오르면 볼내부의 압력이 팽창하고 볼의 재질인 "고무"의 탄력성도
강해지며 거리가 난다.

그 반대로 추워지면 거리가 줄게 된다.

바로 이점때문에 골프광들은 밤새 볼을 "따뜻하게 데워 놓은후" 그 볼을
서너홀마다 갈면서 겨울철라운드를 하기도 한다.

한국골퍼들이 겨울철 라운드에서도 거리 변화를 실감 못하는 것은 지면이
얼어 볼이 튀기때문일 것이다.

튀면서 굴러가는 거리가 많아 비거리 축소가 상쇄된다고 볼수 있는 것.

그러나 춥지만 지면이 얼지 않았다면 거리는 분명 줄어들 것이다.

이밖에 골퍼들이 5월이나 6월들어 "별 요인도 없는데 비거리가 증가한것
같이 생각되는 것"도 겨울에서 여름에 이르는 기온상승과 그에따른
"자동적 거리변화"를 설명한다.

<>맞바람이면 5배나 더 휜다

바람의 영향은 한층 심하다.

도표 2에 나타나듯 바람이 없을때 비거리 2백야드에 전체거리가
2백32야드인 골퍼가 시속 48km의 아주 강한 맞바람을 받으면 비거리는
1백58야드로 42야드가 줄고 전체거리도 1백62야드로 70야드나 줄어든다.

반면 시속 48km의 뒷바람을 받으면 비거리는 23야드, 전체거리는 36야드가
늘어난다.

시속 48km의 바람은 태풍성격으로 볼수 있는데 우리가 보통 맞딱뜨릴수
있는 시속 24km의 바람이더라도 맞바람이면 전체거리가 24야드 줄고
뒷바람이면 23야드가 는다.

그러나 핵심은 거리가 아니라 "볼이 휘는 정도"이다.

시속 48km의 바람이 불때 그것이 맞바람이면 뒷바람일때에 비해 무려
5배나 볼이 더 휜다고 한다.

맞바람일때 사이드스핀이 훨씬 더 강해진다는 것으로 훅구질이건
슬라이스구질이건 맞바람이면 볼이 사정없이 커브를 그린다.

이는 골퍼들 모두 공감하는 대목일 것이다.

결국 골프는 날씨에 따라 변하게 마련.

"어느정도 변하느냐"는 이 글을 읽은 당신만이 알고 있다.

< 김흥구 전문기자 >

< 볼 온도에 따른 비거리 변화 > - 도표1

<> 온도 <> 비거리 (야드)
섭씨 40도 226
35 224
30 222
24 220
18 216
13 214
7 205
3 196

< 바람에 따른 거리 변화 > - 도표2

<> 바람세기 (km/h) <> 비거리 (야드) <> 전체거리 (야드)
맞바람 - 48 154 162
24 187 208
바람없을때 - 200 232
뒷바람 - 24 209 255
48 223 268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