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후보 ]]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3일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이자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와 득표율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영남권 공략을 재개했다.

이후보는 이날 오후 항공편으로 대구에 도착, 파크호텔에서 문희갑 대구
시장의 입당식을 가진뒤 동대구호텔에서 한나라당 소속 경북지역 기초단체장
들을 접견하고 "3김 정치 청산을 위해 될 만한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는
분위기를 확산해 줄 것을 우회적으로 당부했다.

단체장들이 선거법상 드러내 놓고 선거운동을 할 수는 없으나 분위기를
잡아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보는 이어 도보로 칠성시장을 돌며 시장 상인들과 "경제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보는 "현재의 우리 경제 상황은 누구의 탓, 누구의 책임을 논할 때가
아니며 급한 것은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며 깨끗한 정치로 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후보는 이어 버스로 울산에 도착, 효성 T&C 공장을 방문, 생산현장의
애로를 청취하는 한편 시내 주리원백화점과 중앙시장을 방문, 거리 유세를
계속했다.

울산유세에는 영남권에서 나름의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이기택 공동선대위
의장이 처음으로 이후보의 선거활동에 합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후보는 저녁에는 숙박지인 경주에 도착, 신라백화점에서 고객들을
상대로 소규모 "공개된 장소에서의 연설회"를 갖고 3김청산을 통한 국가
대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현재의 대선판세가 "박빙의 상황"이어서 이번주가 대세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지역별 득표활동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조순 총재는 이날 긴급 당직자회의를 주재하면서 "DJP 내각제 세력을
이기지 못하면 한국경제는 끝없는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지구당 위원장들의 귀향활동을 독려했다.

<경주=박정호 기자>

[[ 김대중 후보 ]]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측은 지난 1일 TV토론회이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가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이후보측의 불법선거운동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이에 강력히 대처하는 한편 이날 서울 오류동의 동부제강
공장 및 자양동 송림기사식당 방문을 시작으로 유권자와의 직접 접촉에 돌입
했다.

김후보측은 동부제강 오류동공장에서 관계자로부터 수출실적을 보고 받고
"국제통화기금(IMF)관리라는 치욕에서 빨리 벗어나는 길은 우리 모두의 내핍
생활뿐"이라며 국난타개를 위한 근로자들의 협력과 분발을 호소했다.

김후보는 이어 기사식당에서 택시기사들과 어울려 오찬을 함께 하며 주로
경제위기 책임문제와 대책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지지를 부탁했다.

김후보는 오후엔 올림픽파크텔에서 장애인 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장애인 고용확대 등 장애인 복지향상을 공약했다.

김후보는 앞으로 앞으로 하루 한군데씩 경제현장을 방문, 자신의 경제회생
대안과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종필 선대회의 의장은 이날 충북 옥천 괴산 진천에서 각각 유세를 갖고
한나라당의 경제파탄책임을 거론하며 김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자민련 박태준 총재는 이날 오전 대선기획 현장 녹화를 위해 자신이 회장
으로 있던 포항제철공장을 방문하는 등 대구.경북지역 민심잡기에 주력했다.

이에앞서 국민회의는 이날 오전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주재로 선대간부회의를
열고 총력전을 결의했다.

이 자리에서 조대행은 "관망하던 부동표들이 TV토론 등을 통해 우리
김후보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각위원회의 각별한 노력과 분발을 당부
했다.

이와함께 김후보측은 이날 농정통인 김영진 의원을 단장으로 한 "농어촌
파랑새단"을 발족, 농어촌 표밭갈이에 착수했고 영입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파랑새유세단은 거리유세를 계속했다.

김후보 김의장 등은 이날 오후 프라자호텔 별관에서 열린 "자민련후원회
총회의 밤"행사에 참석, 대선필승을 거듭 다짐했다.

<허귀식 기자>

[[ 이인제 후보 ]]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는 그동안의 집중적인 영남권 표밭갈이가 주효한데다
후보 TV합동토론에서 패기를 부각시킨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
그 여세를 몰아 3일 최대승부처인 수도권을 본격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후보는 이날 과천 평촌 군포 수원 안산 부평 부천 광명 등 수도권 10여
곳을 버스로 강행군하며 민생현장방문과 가두유세를 통한 바닥표 훑기에
나섰다.

그는 특히 수도권 중소기업공단과 시장 전철역을 잇달아 방문, 근로자와
서민 표를 끌어당기는데 주력했다.

이후보는 안산공단내 미성섬유 신아전기 신풍제약 태양금속 등을 차례로
들러 중소기업육성책을 내놓고 지지를 호소했다.

전국의 요충지에 신산업 결집지역을 구축, 이 지역에 입주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금융 세제지원을 하고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한 병역특례
혜택을 확대해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의 약속에 중소기업
인과 근로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후보는 인천지역에 가서는 처음으로 지역공약도 내놨다.

집권하면 임기중 인천을 싱가폴과 같은 국제적인 금융 물류 정보통신의
중심지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도 가는 곳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문제와 경제
파탄 책임문제를 거론하며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후보는 "지금 경제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것은 한나라당과 정부 책임"
이라며 "집권하면 1~2년내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서 벗어나고 5년내 경제
재도약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회창후보 차남 수연씨의 키조작의혹과 관련, "하루만 확인하면
진실이 규명될 일인데 아들을 미국에 보내놓고 귀국시키지 않고 있다"고
공세를 계속했다.

한편 이후보의 이날 가두유세엔 인기개그맨 김형곤씨가 동참, 지원유세를
통해 "농산물을 살 때도 썩지 않은 것을 고르는데 대통령을 선택할 때는
더더욱 썩은 사람을 뽑지 말아야 한다"며 "젊고 싱싱한 이인제 후보만이
우리 경제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