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은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자문위원회 1차회의를
주재하고 자문위원들로부터 경제난 극복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날 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은 김대통령에게 당면한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이 필요하다는 점과 정상외교를 통해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위원들은 또 금융개혁의 지속적인 추진과 금융시장의 불안심리해소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회의에는 출장중인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을 제외한 김만제 포철
회장 장치혁 고합그룹회장 등 10명의 자문위원과 임창열 경제부총리, 이경식
한은총재가 참석했으며 자문위원들은 위원장으로 포철 김회장을 선출했다.

다음은 대화의 요지.

<> 김만제 포철회장 =기업의 차입에 의한 경영확대가 위기를 초래했다.

차입에 의한 대형사업추진에 대해 외국에서는 불신하고 있다.

기업의 과다차입규제가 필요하다.

부실기업처리는 선진국 등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외국의 신뢰를 얻는다.

은행의 부실방지를 위해 은행경영에 대한 주주의 발언권이 확대돼야 한다.

IMF의 자금지원이 필요하다.

<> 차동세 KDI원장 =환율인상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며 장기적으로 균형화
될 것이다.

지난 19일 발표된 종합대책의 금융 및 외환에 대한 응급조치는 좋으나
근본대책으로는 IMF의 자금활용이 필요하다.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임금동결분위기 확산에 노력해야 한다.

<> 나응찬 신한은행장 =외환위기의 해소가 가장시급하다.

현재 은행창구에서는 수출금융지원도 제약을 받고 있다.

기아사태의 장기화가 이번 금융위기를 초래했다.

부실기업과 부실은행이 퇴출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구조조정지원이 필요
하다.

<> 장치혁 고합그룹회장 =IMF의 자금지원을 받아야 한다.

최대한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된다.

금융개혁입법은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에 처리, 국내외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현상황에서 대기업은 사치품수입을 자제하고 구조조정노력을 강화하는 등
분위기 일신에 앞장서야 한다.

<> 윤병철 하나은행 회장 =IMF자금사용은 구조조정 노력이 수반되므로
정치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 19일 발표된 종합대책의 일관성있는 추진으로 대외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 박영철 한국금융연구원장 =금융불안은 우리만의 현상이 아니고 국제
적인 현상이며 우리의 금융위기는 IMF자금 사용으로 해결해야 한다.

IMF와 어떻게 협조하느냐가 문제다.

APEC정상회의에서 경제 금융외교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 김중웅 현대경제사회연구원장 =현상황에서 심리적 불안해소를 위해서는
외화유동성의 확보가 시급하다.

IMF자금을 조기에 사용해야 한다.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