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자동차와 항공업체들이 해외의 부품공급업체들에 국제적으로
통용돼온 품질규격인 ISO 9000외에 저마다 다른 품질규격을 요구하고 있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현지 부품공급업체들에게 유리한 공급체계인 셈이고
국내의 부품수출업체들에겐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13일 통산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빅3의 하나인 크라이슬러가
이달부터 국내외 부품공급업체들에 IS09000외에 자체적으로 만든
품질규격인 QS9000의 인증획득을 의무화시켰다.

GM은 내년1월1일부터 이를 적용키로했다.

이로인해 미국에 자동차부품을 수출하는 국내업체들은 QS9000의
인증획득없이는 수출할수없게됐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등도 미국에 맞서 각각 독자규격을 마련,
부품업체들에 충족시킬 것을요구하고있다.

현재 가장 시급한 미국 QS9000의 경우 거평시스네틱스광진상공 만도기계
한라공조 한화자동차부품등 7개 부품수출업체들이 획득했다.

이들은 미국과 별도로 유럽의 품질규격도 충족시켜야하는 이중고민을
안고있다.

우주항공분야의 경우 보잉 맥도널드글러스등이 AQS9000이란 독자품질규격을
제정, 외국의 납품업체들에도 인증획득을 요구할 태세다.

이로인해 국내의 기계류 수출업체들은 해외거래선마다 각각 다른
품질규격에 맞추느라 시간과 자금압박에 시달리고있다.

한편, 해외메이커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국내메이커들도 맞대응,
현대자동차의 경우 독자품질규격인 HQS를 만들어 부품업체들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 경우 국내외 메이커를 대부분 동시거래하는 부품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쌍용양회 두원공조 두원정공등 부품수출업체들은 "WTO(세계무역기구)
차원에서 품질규격의 통일화작업이 이뤄지도록 정부가 나서주어야한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