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7일은 도로의 날 이다.

27년전인 70년 7월7일 경부고속도로의 전구간이 개통된 날이기도 하다.

거창한 행사나 요란한 기념식도 없지만 도로건설과 관리현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숨진분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도로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그러나 국가의 혈관역할을 하는 도로에 대한 관심은 미흡하다는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도로를 이용하고는 있지만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과 실천이 부족하다.

그것은 도로에 마구 버려지는 쓰레기를 보면 금방 알수 있다.

60~70년대 경제개발기간동안 무시해 왔던 환경문제가 국제적인 관심고조와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제는 국가의 중요정책으로 자리잡았고,
쓰레기종량제 실시에 이어 쓰레기 줄이기운동으로 발전되어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도로의 청결상태는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나만 편하면 남이야 어찌되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차를 타고 가며
버리는 쓰레기는 도로의 환경오염은 물론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쓰레기를 치우기위해 사용되는 예산도 우리가 낸 세금이다.

도로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기위해 새벽부터 작업하는 도로정비원들이
교통사고로 자주 희생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생각한다면 쓰레기를 함부로
도로에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고속도로에서의 상황도 크게 다를 바 없다.

한국도로공사에서는 고속도로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치우기위해 한해에
13억원을 쓰고 있으며 매일같이 쓰레기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통행료를 징수하고 발급하는 영수증은 크기가 작아 쓰레기로 생각하지
않고 무관심속에 마구 버려지고 있어 하루 10여회 이상 톨게이트 광장을
청소해야 한다.

필요없는 영수증을 버릴수 있도록 영수증 수거함도 배치하였으나
큰 효과가 없었다.

형식적인 모양이나 제도보다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질서 의식에
호소하기로 하고 전국 톨게이트에서 깨끗한 도로 지키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매달 실시하여 쓰레기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도로의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책임맡은 기관이나 일부단체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우리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재산인 도로를
내집을 가꾸는 마음으로 아끼고 사랑해야겠다.

우리는 지난 88서울올림픽을 다른 어느 나라 못지않게 수준높게
치렀다고 자부해오고 있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질서를 잘 지켰으며,경기장을 찾은 외국인에게는
친절했다.

이제 2002년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있으며 이 경기는 전국 주요도시에서
분산 개최하게 된다.

도로의 청결을 국제적인 행사만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유지해서는 안될
것이다.

평소에도 잘 가꾸어 아름다운 우리 국토의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도록 해야 겠다.

고속도로를 책임맡은 우리들도 국민의 소중한 재산인 고속도로를
깨끗하게 관리하여 안전하면서도 쾌적한 환경속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도로의 날을 맞아 온 국민의
도로사랑을 기대해 본다.

박찬열 <한국도로공사 원주영업소장>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