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리코는 2년전 정부로부터 1억달러수출탑을 수상했다.

복사기업계에선 처음이었다.

신도리코는 지금 수출중 상당량을 복사기종주국인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그만큼 품질이 뛰어나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신도리코 자체 브랜드가 아닌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유는 하나 해외에 판매및 서비스망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복사기업종의 특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도 사후서비스를 책임질 유통망이 없으면 판매가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전혀 사정이 다르다.

뛰어난 제품력에다 거미줄같은 판매.서비스망을 구축, "신도리코"란
고유 브랜드로 국내 복사기시장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다.

지난 60년 설립된 신도리코의 마케팅전략은 남다르다.

일반 기업들과는 달리 판매망 이원체제를 갖고 있다.

본사 영업망과 6개 판매자회사 영업망이 그것.

본사영업망은 전국의 대리점들을 통한 간접판매방식이고 판매자회사
영업망은 고객을 직접 찾아다니며 복사기를 파는 직접판매체제이다.

본사의 대리점은 모두 6백20개로 이를 통한 판매액이 총매출의 60%를
차지한다.

나머지 40%는 판매자회사에서 나오고 있다.

판매자회사들은 각각 주력고객층과 취급품목이 조금씩 다르다.

지난 67년에 제일 먼저 생긴 신도사무기의 경우 관공서 등 대형거래처가
주력시장이다.

신도시스템은 복사기임대사업을 주로 하는 업체로 일반기업과 미8군에
대한 임대서비스를 맡고 있다.

신도테크노와 신도컴퓨터는 복사기를 비롯해 복사기가 딸린 특수
사무장비를 판매중이다.

신도하이네트는 2백20개의 "신도네트"를 통해 복사기를 팔고 있다.

각 신도네트는 자영사업체로 대부분 신도리코출신 기술자들이 주인이다.

신도에이스는 프로세일즈맨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회사로부터 정해진 급여를 받지 않고 순전히 판매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 전문 판매영업사원들이다.

신도리코가 판매망 이원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은 내부경쟁을 유도,
마케팅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 전략은 직원들간의 내부경쟁심을 부추겨 판매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또 직판조직(판매자회사)을 유통망으로 갖고 있으면 회사의 간판조직
(대리점)을 키울수 있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시장정보를 더 많이 수집하려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

"다양한 정보채널이 있으면 시장의 정보를 남보다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알수 있지 않겠습니까"

윤재갑 홍보부장은 고객의 다양화와 시장의 세분화로 본사가 모든 고객과
시장을 다 커버하기에에는 무리라고 말한다.

따라서 판매자회사들을 통해 시장정보를 많이 습득, 신제품개발과
시장확대에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