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실적은 "타이어 통신 제약업종의 호전, 건설
금융의 악화"로 요약된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으로 대부분 상장기업의 영업이 속빈강정
이었지만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수출관련 주요 업종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반면 제약 기계 통신기기 타이어업종 등은 이익규모를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의료기기및 시계업종이다.

내수를 기반으로 한 이 업종은 경상이익이 50%이상 늘었고 순이익도 63.7%의
증가율을 보였다.

통신업종의 부상도 눈에 띈다.

경상이익은 33.9% 증가했고 순이익도 8.4%의 증가율을 보였다.

맥슨전자 한솔텔레컴 신호전자통신 등의 경상이익이 흑자로 전환되
LG정보통신과 흥창물산은 경상이익이 50%가까이 늘어났다.

타이어업체의 실적호전으로 고무및 플라스틱업종이 흑자로 전환된 점도
특징이다.

고무업종의 경상이익은 무려 6백94.4%의 증가율을 보였다.

타이어및 튜브업체는 지난해 수출호조와 원화절하, 천연고무가격의 하락으로
실적이 호전됐다.

금호 흥아타이어 등이 대규모의 흑자로 전환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음식료업종중 제과 제빵 등 2차가공업체들의 수익성은 제품가격 인상 등으로
크게 호전됐다.

반면 1차곡물가공업인 사료업체의 경우 제품가격 인상으로 매출액이 늘었
지만 환차손과 원재료비 상승으로 경상이익이 감소됐다.

주류업체도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실적이 호전됐다.

꾸준한 소비증가를 바탕으로 한 도시가스업과 페인트업종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냈다.

의약업종은 외형이 11.9%나 증가했고 경상이익은 평균 18% 늘어나 호전
추세를 보였다.

특히 전문의약품의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주요 수출업종은 수출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수출제품가격의 하락과 엔저심화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

반도체가격의 하락으로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 등의 이익이 급감하면서
전자업종은 경상이익이 82.9%나 감소했다.

철강업종도 수출가격 하락에 따라 외형은 소폭 늘었지만 순이익은 30%이상
감소했다.

조립금속 석유정제및 유화 전기가스도 경상이익 감소폭이 컸다.

유화업종은 국제원유가격이 오름세를 보여 원료인 나프타가격이 급등한데다
원화절하폭이 커 이중고를 겪었던게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지적됐다.

과거 트로이카주로 명성을 날렸던 건설 금융 무역업종도 전반적인 실적부진
의 예외가 아니었다.

종합상사는 1년이상인 장기외화부채로 인해 나타나는 환차손을 반영시키지
않았음에도 단기환차손규모가 워낙 컸다.

이에 따라 도매업종은 47%의 순익감소를 보였다.

건설업체도 최근 건설수주의 꾸준한 증가로 약 20%의 외형성장을 이뤘지만
경상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실속없는 장사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영업활동으로 이익은 남겼지만 주식평가손이 지난 95년 2조원에서
지난해에는 5조원으로 3조원이나 늘어나 순이익은 감소했다.

< 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