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대권주자들이 차기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신한국당내 경선에
대비한 세규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이 완전 자유경선을 시사한 상황에서 지구당위원장과
대의원 확보 등 당내 세규합 정도가 곧바로 "대선 예비전"인 경선의 승부를
가를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상임고문으로 영입된데다 내주중 새 대표가
선출되는 등 대권 경선구도가 상당히 복잡하게 전개될 상황이어서 각 대권
후보캠프의 전략도 그만큼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여권이 "3.5 보선"에서 참패함으로써 각 진영은 현 정권과의
차별화 전략도 점진적으로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신한국당은 새 대표가 누가 되든 당장 악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후보군들이 당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대선주자캠프는 그동안 당내외 인사들과의 접촉결과를 면밀히 검토,
내주중 전국위에서 새 대표가 선출되는대로 본격적인 세규합에 나설 태세다.

이러한 움직임은 당내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회창 박찬종 고문과
이홍구 대표 등 영입파측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민심" 쪽에서는 어느 정도 기반을 구축했다고 판단한 듯하다.

우선 이고문측은 조만간 "이회창 추대위"를 발족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중
인 것으로 알려진다.

당내외 각계 인사를 두루 포진시킨 추대위를 공식 출범시켜 "이회창 대세론"
을 세로서 뒷받침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빠르면 3월말 여의도에 새 사무실을 열고 조직 직능 전략홍보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에 비해 박고문의 전략은 당내에 팽배한 "반박찬종" 분위기 반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기고와 서울대 동문의원, 부산.경남지역 원내외 위원장들과 거의 매일
만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출발한다.

4월초부터는 대의원들과의 "맨투맨" 접촉에도 나설 계획이다.

박고문은 특히 당내기반이 취약한 자신의 약점 보완을 위해 민주계 중진들
과의 유대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최형우 김명윤 황낙주 고문과 김수한 국회의장 박관용 외무통일위원장
등을 차례로 만난데 이어 김덕룡 의원과도 곧 회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홍구 대표는 전국위원회 개최를 전후해 퇴임 기자회견을 갖고 경선출마
의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할 계획이다.

조만간 학계 정계 법조계 인사 등으로 구성되는 일종의 "이홍구 대통령
만들기" 싱크탱크 역할을 할 자문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여의도에 개인사무실을 확보하는 대로 당소속 의원들과 가져온 "이홍구와의
만남" 시간을 앞으로도 계속, 잠재적 지지자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내파인 최형우 이한동 고문과 김덕룡 의원 등은 공개적인 활동은 자제하고
있으나 이들 역시 물밑 움직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당대표를 맡지 않는 이상 어떠한 일이 있어도 경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최고문측은 당내 위원장들을 어느정도 확보했다고 보고 주로 외부지지세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1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산악회와 민주화투쟁시절
동지모임인 민추협, 원내외 지지위원장 모임인 정동포럼(회장 송천영),
동국대 동문회 등을 기반으로 전국 지지세 규합에 나서고 있다는게 주변의
설명이다.

경주 최씨 대종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전국 3백50만명에 이르는 "범최씨
종친회"를 조만간 구성해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당대표설이 나도는 이한동 고문은 지난 2월까지 당내 초선의원들과 잇단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3월 하순께부터 원내외 인사들과 그룹별로 만날 계획
이다.

최근 학계 30여명으로 자문교수단을 구성한 그는 이북5도민회 등 사회직능
단체 임원들과의 모임을 활성화하는 한편 자신의 지지기반인 중부권 순방
계획도 구상중이다.

김덕룡 의원은 최근 한보파문의 후유증을 감안한듯 지지의원들과의 만남
등 물밑 활동을 계속하면서 비서실 진용 구축 등 내부준비에 신경을 쏟고
있다.

정치 행정적 경험이 있고 추진력을 갖춘 인사로 비서실장을 내정한데 이어
언론계 출신 특보단 5~6명, 실무참모진 10여명 등으로 비서실 진용 마무리를
서둘고 있다.

이인제 경기지사도 7일부터 3일간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 대선 출마를
시사하고 당내 소장파 지지의원을 중심으로 대의원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이지사의 경우 비록 경선고비를 넘지 못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차세대"의 대표주자임을 과시할수 있다는 전략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반면 이회창 고문과의 연대설이 나도는 김윤환 고문은 당정개편을 지켜본뒤
늦어도 4월에는 향후 대권과 관련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진다.

그가 최근 신현확 전 총리 등 TK 원로들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3월 중순이후
"신문로포럼" 초청강연 등 외부강연에 나서는 한편 4월부터 대구.경북지역을
순회할 계획을 세운 것도 자신의 거취 표명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향후 행보에 관심을 끌고 있는 이수성 고문의 경우 잠재력은 갖추고 있으나
아직은 조직적인 세규합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