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지역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대만의 유화공장이 사고로 잇달아
가동 중단됨에 따라 아시아지역 석유화학시장이 심각한 공급부족에
빠질 조짐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지난 2.4분기 이후 공급과잉으로 침체를 보여온
아시아지역 유화경기가 강한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최대 유화업체인 중유공사(CPC)의 제
5NCC(나프타분해공장)가 지난 9일 필터오일 누출사고로 전면 가동
중단됐다.

연간 40만t의 에틸렌과 23만t의 프로필렌 생산능력을 가진 이 공장이
생산을 중단함에 따라 이 회사에서 원료를 받는 포모사석유화학(FCC)이
연산 72만t급 VCM(비닐클로라이드모노머.PVC원료)공장의 가동을 40%
줄이는 등 계열공장이 잇달아 감산에 돌입했다.

GPPC사는 연산 23만t짜리 SM(스티렌모노머)공장의 생산을 중단했고
CMMFC사는 연산 13만t급 EG(에틸렌글리콜)공장 가동을 30% 낮췄다.

PP(폴리프로필렌)를 연 27만t 생산하고 있는 TPP사도 조업률을 70%
이하로 떨어뜨렸다.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 최대 에틸렌 생산업체인 타이탄에틸렌말레이
시아사는이달초 설비고장으로 연산 57만t급 NCC 가동을 중단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에틸렌이 공급부족 현상을 보임에 따라 합성수지
업체들이 잇달아 조업단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초 이미 재고가 바닥을 드러낸데다 NCC의
잇단 가동중단으로 제품공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유화제품가격은 강한 상승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말 사고로 가동중단된 미국의 리욘델사(1백70만t)와 멕시코의
페멕스사(1백30만t)도 아직까지 가동을 재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협회는 또 오는 9~10월중 국내 대림산업과 유공을 비롯
일본 업체들의 정기보수로 에틸렌 기준 3백만t 가량의 공급감소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하반기 유화경기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라고
밝혔다.

< 권녕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