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단가 하락으로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이 지난 80년이후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중 무역적자(통관기준) 77억달러 가운데 84%인
65억달러가 수출상품 단가하락에 따른 것으로 추정됐다.

LG경제연구원은 18일 "무역적자 확대의 요인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에만 77억달러를 기록한 무역적자중 물량요인에 의한
적자는 12억달러에 불과한 반면 나머지 65억달러는 단가요인이었다고
밝혔다.

물량요인에 의한 무역적자 12억달러는 오히려 90년대들어 상반기
수치로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올들어 수출단가는 7.1%에 달하는 급락세를 보였으나
수입단가는 0.1% 하락에 그쳐 교역조건지수가 지난해 102.4에서
올 상반기에는 95.7로 급격히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6월의 교역조건지수는 90.8에 불과,1년전에 비해 무려
10.3%나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같은 교역조건의 악화는 지난 79~80년 사이 "제2차
오일쇼크"당시 교역조건지수가 13.3% 하락한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과 수입상품의 가격비율을 나타내는 지표
로서 상품의 수출입에 있어 가격으로 얼마나 유리한가의 정도를 보여
주는 것이다.

올 상반기까지 산업별 교역조건지수는 반도체가격의 급락에 따라
전기전자업종이 지난해 81.8에서 62.0으로 무려 2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유화는 103.5에서 92.3으로,금속.철강은 106.2에서 102.4로 하락했다.

연구원은 "7월이후에도 수출단가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교역조건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올해 무역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 박영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9일자).